"사령관 외 영관급 이상 실무자들도 조사받아야"

인권 사각지대의 여 군무원들…"살아남기 위해 성폭력도 견뎌야 해"

국방부 직할 ‘777부대’ 마크. 일명 ‘국방부 777부대’는 대북 감청을 전담하고 있는 특수정보부대로 한·미 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이 부대는 SI(Special Intelligence) 첩보를 생산하는데 ‘SI’는 북한지역에서 잡히는 신호정보와 도·감청정보를 말한다.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정보를 얻는 데 있어 이 부대 SI 첩보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클리오늘=김성한 기자] 최근 폐쇄적인 체육계의 성폭력 사태가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에서도 곪아있던 여성 군무원에 대한 성폭력 문제가 터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대북 감청 정보부대인 '국방부 777부대' 사령관이 여성 군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1일 “부하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현 상황에서 정상적인 부대 지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보직 해임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방부 조사본부는 “추가 조사 후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폐쇄적인 군부대의 특성과 해당 부대의  특수성 때문에 그간 외부로부터 보호막에 쌓여있던 특수정보 부대의 악습이 드디어 공개된 것이다.

해당부대에 근무했던 익명의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해당 부대 여 군무원들의 애로사항은 성폭력을 포함해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제보자 A씨는 “터질 것이 터졌다. 여 군무원을 성추행한 이들은 이번 사령관뿐만 아니라 영관급 이상 간부 및 군무원들도 많았다"며 "사건이 밝혀질 때마다 사령관 재량으로 무마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777부대 여 군무원들은 정보 주특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문제가 발생해 퇴직하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며 “여 군무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눈물만 훔치며 쉬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대북 감청부대의 특성상 남녀 대부분 신호정보 주특기를 부여받아 근무하기 때문에 해당부대 외에는 갈 곳이 없는 이들 중, 여 군무원들의 애로사항은 더욱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보부대의 특성상 777부대 장성들은 단장 또는 참모장직을 수행하고 정보학교장을 거쳐 대부분 777부대 사령관으로 다시 부임하는 관행 때문에 해당 부대는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영관급 실무자의 성추행 혐의가 발견되면 사령관 명에 의해 그 직책에서 해임됐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다시 중요 직책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만의 리그인 부대에서 가해자들은 군무원 인사 심사위원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그들에게) 피해 본 여 군무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며 "상관에게 성폭력등을 당해도 퇴직할 생각이 없으면 문제를 삼을 수도 없어 여 군무원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 1심 재판부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이 있을 때마다 여성 판사가 함께 하기 때문에 해당 사령관의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가재는 게 편’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군 검찰과 여 판사의 재량을 무시할 수 없는 재판부 사이에서 해당 사령관의 운명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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