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현대해상, DB손보에 943억원 뒤져

국내시장 포화, 치솟는 손해율…“순위경쟁 무의미”

수익성 증대 추진 및 신흥시장 돌파구 모색 노력

올해 손해보험업계에 불어 닥친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다. 저성장과 고령화로 수요에 맞는 틈새시장 공략의 과당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자본 확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 정비수가 상향과 사고건당 청구액 상승, 최저임금 상승 요인 등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일수의 증가로 장기보장성 보험의 위험손해율도 증가추세에 들어섰고, 투자영업이익 역시 한-미간 금리격차와 주식시장의 부진으로 축소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자동차 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인상을 앞둔 상황에서도 인상 효과에 반영에 대한 시차 발생 등으로 올해 상반기 역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편집자 주]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업계 상황이 이런 가운데 압도적 1위인 삼성화재에 이어 올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간 2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으로 예고된 불황속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자산규모가 작은 DB손보가 순이익 면에서 현대해상을 눌렀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원수보험료 기준 점유율 2위 손보사인 현대해상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573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순이익 4516억9000만원을 시현하며, 현대해상에 비해 943억원 가량 앞섰다. 새해 들어 현대해상의 위기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DB손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ROA(총자산순이익률)는 1.58%로 현대해상(1.16%)에 0.42%포인트 앞섰다. ROA는 총자산순이익률로 보험사의 총자산 대비 당기순이익의 비율이다. 즉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원수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점유율면에서도 근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해 3분기 현대해상은 9조6695억1200만원으로 DB손보의 원수보험료 9조2815억5900만원과 약 3879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치솟는 손해율로 적자추세를 보이는 자동차보험만 놓고 보더라도 DB손보가 현대해상보다 사업비율이 적어 전체 합산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합산비율은 보험영업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해 산출한다.

올해 9월까지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9%로 현대해상 82.2%대비 1.7%포인트 높았지만 사업비율이 17.3%로 현대해상 19.3%보다 2% 포인트 낮았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현대해상은 장기 보장성보험을 비롯해 고수익 상품매출 확대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원수보험료가 증가해 시장점유율면에서 앞섰지만 비용지출이 늘어 순이익은 매분기 DB손보에 뒤쳐지고 있다.

실제 순사업비 가운데 현대해상의 지난해 3분기 급여, 일반관리비, 대리점 수수료의 지출이 DB손보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리점수수료의 경우 현대해상이 1103억원으로 집계됐고 1022억원으로 80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포화된 국내시장 순위 다툼 무의미…“신성장동력 포석 위한 한해 될 것”

이들 양사는 이러한 국내 실적의 순위경쟁이 무의미 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보험시장 성장의 한계로 수익성 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수익 중심의 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성장률이 높은 신흥시장의 신규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수익성 증대의 가장 큰 돌파구로 신흥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25%의 지분을 인수한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사 ‘비엣틴은행보험회사(VietinBank Insurance Joint Stock Corporation)’의 추가 지분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B손보 또한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회계 및 감독제도 변화에 대응해 미래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가치 중심의 경영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계약 가치 중심의 영업 활동 전개 및 성과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보유계약 관리 고도화를 통해 보유 계약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대해 나갈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을 단순 비교하는 순위 경쟁은 의미가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면서 “각 손보사별로 미래먹거리를 찾기 위한 경영효율성 증대에 목표 설정이 돼있는데 결국 불확실한 금융당국의 규제와 회계기준, 급증하는 손해율,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에서 ‘혁신’말고는 답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실적 향상의 발목을 잡은 상황”이라면서 “폭염과 정비수가 인상, 최저임금 인상 요인으로 인한 것인데 동일하게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실적의 순위비교는 무의미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