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시중은행들이 영업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복합점포 수를 늘리면서 금융고객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복합점포 수 증가는 일반 영업점포의 수익성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존의 점포 활용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비용은 절감되고, 고객들에게 통합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다 다각화된 시너지가 창출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에 은행권에 따르면 영업점포 수는 감소 추세지만 은행과 비은행부문이 결합한 복합점포 수는 점차 증가되고 있다.

<기초 자료=각 금융그룹, 그래픽=신민호 기자>

▲KB금융그룹은 작년 12월 일산종합금융센터에 KB증권 일산지점을 이전, 은행·증권의 WM(자산관리) 복합점포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복합점포 수는 PB센터 20개소, 영업점 45개소로 총 65곳이다. 이는 작년 한해에만 15곳이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그룹은 작년 기준 PWM센터 27개소, PWM라운지 26개소로 총 53곳이다. 특히 PWM라운지는 일반 영업점포에 신한금융투자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점포로 작년에만 4곳이 증가했다.

▲KEB하나금융그룹 역시 지난해 복합점포 3개소를 늘려 총 24곳을 운영 중이며, 숫자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30억대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KEB하나은행 클럽원 복합센터’와 같은 ‘VIP 전략’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평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지주사 출범 전인 작년 기준으로 삼성증권과 함께 7개의 복합점포를 운영 중이다. 다만 지주사 출범 이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공격적인 비은행권 M&A를 예고하면서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와 결합한 복합점포를 늘릴 전망이다.

'복합점포'는 기존 금융회사의 점포에 은행, 증권, 보험 등 여러 부문의 업권이 소규모 영업소나 부스 형태로 들어와 운영하거나 기존 창구에서 신설하는 형태의 점포다.

소비자 자산을 통합 관리하며 은행 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증권결합상품이나 펀드, 보험결합상품 등 다각화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이는 2003년 금융지주사 제도가 도입되면서 무분별한 점포 확장을 막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편으로 나온 제도였다.

과거에는 기술력과 타 업권과의 시너지 부족으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 비대면 거래의 증가와 금융계열사 간 디지털화 등으로  복합점포의 장점과 효용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과거 폰뱅킹에서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 또 최근 대두된 핀테크를 통해 고객들은 금융거래를 위해 더 이상 영업 점포에 방문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현금 입출금과 같은 직접적인 거래나 대면상담이 필요한 대출, 신규계좌 개설, 인증 등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게 훨씬 편의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은행들은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일부 지점의 역할과 서비스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 업권 단일 역량 강화보다는 여러 계열사가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는 형태의 복합점포가 기존 영업점포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고객에 대한 비은행 부문의 통합된 종합자산관리로 금융서비스 시장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파이’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포의 감소추세는 올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면 점포만의 상세한 어드바이스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일반 영업점포를 복합점포로 전환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복합점포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종적으로는 국내의 검증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팀장은 “복합점포는 은행보다 타 업권에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증권 등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금융그룹에 유리한 구조”라며 “이에 금융그룹이 아닌 증권사나 은행들이 서로 협업하는 복합점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팀장은 “복합점포는 영업점포가 가지고 있는 대면이라는 강점을 통해 일정 규모의 자산을 가진 고객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은행 내 한정된 수익구조를 넘어 그룹 내 계열사에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