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최근 3년 원수보험료 3000억원 안팎

빅4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취급비중 1%에 훨씬 못 미쳐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대형화재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업계의 일반화재보험 시장 규모는 매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형화된 화재 재산피해를 국내 손보사가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는 늘고 있으나 가입을 받아주는 손보사가 줄고 있다는 방증이다.

통상 가입자가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는 ‘위험보험료’와 ‘적립보험료’, ‘사업비’로 나뉘는데 위험보험료는 순수하게 사고 발생에 대한 재원으로 충당된다. 적립보험료는 고객의 만기환급 재원으로 충당되며, 사업비는 보험을 유지하는 동안 설계사 인건비와 임차비 등 유지비용이다.

이 중 적립보험료의 경우 장기보장성보험(1년 이상)일 경우 보험사가 자산운용을 통해 일부 금액을 투자목적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손보사 입장에선 소멸성인 계약기간 1년 미만의 단기보장성 보험인 일반화재보험의 경우 받아들이는 보험료 대비 나갈 보험금이 많다는 점에서 매력이 떨어지는 상품이다.

1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15개 손해보험사의 일반화재보험 원수보험료가 지난해 직전 3년간(2015년~2017년) 연간 3000억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5년 3014억원, 2016년 3011억원, 2017년 2965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분기는 1973억원으로 전년 동기(1557억원) 대비 26.7%(467억원) 늘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분석하면 전년(2965억원)에서 9개월간 1000억원(33.5%)가량 쪼그라든 상태다.

손보사들이 판매 중인 전체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존재감은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전체 원수보험료 가운데 화재보험에서 발생한 금액의 비율은 ▲2014년 0.46% ▲2015년 0.42% ▲2016년 0.40% ▲2017년 0.40% ▲2018년 3분기 0.26% 등으로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손보사별 취급비중을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농협손보로 1.67%로 가장 많았다. 빅4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가운데 DB손보가 0.24%로 취급비중이 가장 높다. 다음으로 ▲KB손보 0.14% ▲삼성화재 0.13% ▲현대해상 0.11% 순이다. 이외에 중·소형사는 ▲메리츠화재 0.51% ▲한화손보 0.42%로 집계됐다.

<기초 자료=손해보험협회, 그래픽=전근홍 기자>

지난해 3분기 기준 화재보험 시장점유율은 농협손보(원수보험료 496억원)가 손보업계 전체의 25.2%를 차지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외에 메리츠화재(15.60%)·DB손해보험(14.60%)·삼성화재(11.50%)·한화손해보험(10.40%) 순이다.

대형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기준 지난 2016년에만 화재로 4200억원 가까이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익히 잘 알고 있다”면서 “2022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한 계약기간 3년 이상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판매 비중이 축소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사별로 보장성과 저축성 형태로 특약처럼 판매하는 화재보험 담보도 있다는 점에서 기저효과로 봐야 한다”면서 “또 이러한 이유들로 손보사 입장에서 위험은 크고 이익은 적은 상품이라는 점에서 영업 확대에 나설 유인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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