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톱스타 / 배우 정보름

드라마 <사랑도 미움도>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정보름은 준비된 연기자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 넘나든 그녀는 자신만의 연기 색깔로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고등학교 시절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뛰어든 뒤 장르를 초월해 연기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온 실력파이기도 하다. 다양하고도 섬세한 감정변화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팔색조 매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정보름의 연기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배우 정보름.

키 168㎝에 몸무게 49㎏의 에스라인을 자랑하는정보름은 청순함과 도발적인 매력이 공존하는 서구적인 마스크로 단번에 시선을 끈다.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녀의 다채로운 매력이 한 얼굴 속에서 교차한다. 그 때문일까. 간호사부터 레즈비언까지 다양한 역할로 내공을 쌓았다. 

그녀는 드라마 <아들 찾아 삼만리> <솔약국집 아들들>, 영화 <패밀리마트>, 연극 <레인맨> 등을 통해 꾸준한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그녀에게서 젊은 여배우들이 마땅히 가질 법한 허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선배들의 가르침과 꾸짖음으로 많은 눈물을 쏟아내야 했던 연극 <레인맨>을 가슴 속 훈장 같은 작품으로 여기고 있다. 

그녀는 “<레인맨>은 처음으로 무대에 서게 된 연극작품으로 제가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많이 가르쳐주셨다”며 “이 작품에서 평생 울 것을 다 울었다. 나에게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 준 고마운 작품이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독립영화 <패밀리마트>는 정보름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줬다. 레즈비언 역을 맡게 된 그녀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난생 처음 이태원의 게이바와 트랜스젠더바에 가 그들의 문화를 경험했다. 또 역할을 가슴으로 이해했다. 그녀는 “동경이, 그리고 우정이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걸 마음으로 알게 됐다. 성을 떠나 ‘사랑해서 사랑이구나’라고 깨달았다”며 “이 영화를 할 때는 연기자로선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스펀지처럼 역할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의 롤 모델은 배우 이혜영과 문정희다. 브라운관에서 당당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이혜영의 모습은 그녀의 ‘워너비’다. 정보름은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마인드를 닮고 싶다. 이혜영 선배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나이 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생활 속에 녹아드는 연기를 꿈꾸는 그녀에게 또 다른 워너비는 ‘문정희’다. 그녀는 문정희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도 그 배역 속에 녹아드는 배우인 것 같다. 문정희 선배처럼 다양한 연기를 통해 경험치를 쌓아 배역과 혼연일체가 되는 배우가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연기 욕심’이 많다. 다양한 역할에 자신을 투영하고 싶어 한다. 이혜영과 문정희가 ‘롤모델’이지만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로 배우 정보름으로 우뚝 서고 싶단다. 

그녀에게 배우의 길이 마냥 순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배우로서 정체성을 고민했던 시간들은 정보름을 인간적으로, 배우로서 성숙시켰다. 정보름은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며 눈망울을 반짝였다. 

‘스타’보다는 ‘연기파 배우’가 되고 싶은 정아름은 오는 11월 대학로에서 연극 <무협>(가제)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노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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