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은행권이 올 3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대부분 순이자이익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일반 영업이익 중 이자로 벌어들인 순이자이익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NIS)가 커질수록 순이자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순이자이익을 제외한 고객의 송금·ATM 기기·신용카드·신탁 등의 수수료와 주식·채권 등의 투자로 발생되는 수익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2조609억원, 우리은행 1조7470억원, 신한은행 1조7289억원, KEB하나은행 1조6035억원, NH농협은행은 9274억원 순으로 3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 대목에서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만 매달려 이자수익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20조6313억원으로 일반 영업이익의 87.85%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시중은행 일반 영업이익 <자료=금융감독원>

우선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4조5447억원으로 일반 영업이익의 87.03%를 차지했다. 비이자이익은 6771억원에 불과했다.

신한은행은 순이자이익은 4조1288억원으로 일반 영업이익의 85.26%, 비이자이익은 7140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은 순이자이익이 영업이익의 95.89%로 시중은행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순이자이익은 3조8355억원, 비이자이익은 1644억원이다.

KEB하나은행의 순이자이익은 3조9252억원으로 영업이익의 87.33%, 비이자이익은 5694억원이다.

우리은행의 순이자이익은 4조1971억원, 비이자이익 8163억원으로 시중 은행 중 가장 큰 순이자이익을 냈지만, 비이자 부문의 수익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순이자수익이 일반 영업이익의 83.72%를 차지해 시중은행 중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은행들의 편중된 수익구조가 매년 이어졌다는 점과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3분기 기준 시중은행의 누적 순이자이익은 17조525억원, 비이자부문의 수익인 3조2012억원이었다. 순이자수익은 영업이익의 84.19%로 이익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를 넘어서며 3.66%나 증가했다.

자금의 선순환을 도모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보다 가계대출 등 비생산적인 부문에 치중함으로써 단순히 수익 올리기에만 혈안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권의종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는 “비좁은 내수시장에서 예대마진으로 수익에 급급하는 것은 시대착오"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융당국은 금융산업 과보호를 멈추고, 대출부담이 큰 서민이나 중소기업 상대의 ‘이자 장사’보다는 해외진출 등의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이 수익성을 지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며 “다만 이자에만 편중된 수익구조의 개선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권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의 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금융중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자기자본 확충과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며 “내수시장에 치중한 수익구조에서 ‘디지털 전환’과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파이’의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은행권의 수익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자 장사’ 비판에 선 각 시중은행사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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