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이혜은 기자] 한국은행이 24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각 경기지표 부진에 금리를 올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연 1.75%로 인상된 기준금리는 두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의 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올린 뒤 1년간 동결해오다 지난해 11월 한차례 추가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이번 금리동결의 주된 이유는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으로는 수출발 경기둔화 국면이 현실화되고 있고, 밖으로도 중국 경기둔화 등 세계 경기 하강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 성장세를 견인했던 수출마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어 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6%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에서 수출도 2.2% 하락, 2017년 4분기(-5.3%) 이후 1년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지난해 연간 1.5%로 물가안정목표(2%)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초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두고 "내다보이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특히 바깥 여건이 우호적인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경기를 더 위축시킬 수 있는만큼 연거푸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불안한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던 셈이다. 

세계 경기 하강 조짐에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선 터라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도 덜어진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해 12월 금리를 연 2.25~2.50%로 인상했으나 올해 예상 금리인상 횟수도 당초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한·미 금리차는 현재 0.75%포인트 벌어져 있는데 미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한 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 한은으로서는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하반기에는 한은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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