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타르에 0-1 충격패... 아시안컵 8강서 탈락

▲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국동 기자] 손흥민(토트넘)의 조별리그 중국전 출전 강행이 결국 발목을 잡고 말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1960년이후 59년만의 정상을 바라봤지만 결국 8강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이 카타르에 패해 탈락하자 벤투 감독의 선수 기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처럼 우승을 노리는 팀들은 조별리그에 이어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단일대회에는 한달에 가까운 장기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이 주전선수들의 체력 안배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해당 내용에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듯한 선수기용으로 조기 탈락을 자초했다. 심지어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중국도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으나 벤투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대회 내내 선발 명단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경고 누적으로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면 벤투 감독이 손을 댄 포지션은 김진수(전북)와 홍철(수원)을 번갈아 기용했던 왼쪽 측면 수비가 전부였다.다. 약팀을 만날 때나, 16강 진출이 확정됐을 때나 늘 쓰는 선수만 썼다. 마치 소집후 1~2경기만 치르는 평가전을 보는 듯 했다. 

벤투 감독의 이같은 선수들의 빠른 체력 저하로 이어졌다. 충분한 회복시간을 갖지 못한 선수들은 정작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중국전에서 손흥민을 길게 뛰게 한 것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지난 14일 UAE에 입성한 손흥민은 이틀뒤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선발 출전했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에서 치른 경기였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출전을 강행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90분을 소화한 뒤 불과 사흘만이었다. 손흥민의 중국전 출전시간은 무려 89분이나 됐다. 사실상 풀타임이나 마찬가지였다.

중국전 승리로 손흥민의 기용은 성공으로 포장됐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밑천이 드러났다. 바레인과의 16강전과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손흥민은 평소와 달리 무척 무기력했다. 후반 막판에는 힘에 부친 듯 그라운드를 거의 걷다시피 했다.

손흥민은 탈락이 확정된 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정말 꺼려하는데, 대표팀 와서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체력적인 부분이 문제였다. 팀이 거는 기대감이 크고, 내가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체력 문제가 겹치니 너무 못했다"고 실토했다.

여기에 변함없는 전술과 뻔한 교체카드 사용, 파상 공세가 필요한 시기에서의 무의미한 빌드업 등도 실망스러운 성적의 원인이 됐다. 벤투 감독의 고집이 불러온 결말은 비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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