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음달 15일까지 합의 안되면 비상사태 선포할 것"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을 일시 해제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사상 최장기간인 35일째 폐쇄됐던 미 연방정부 부처는 다음달 15일까지 시한부 재가동된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국토안보부, 국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처가 다시 정상 업무에 들어간다. 한달넘게 중단됐던 연방 공무원 80만명에 대한 급여 지급도 재개된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요구해온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대신 공화당과 민주당은 국경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 로즈가드에서의 연설을 통해 국경장벽 예산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분명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강력한 장벽을 세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의회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정부는 2월15일에 다시 문을 닫거나 이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이 내게 부여한 권한(국가비상사태 선포)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강공 모드'로 일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것은 사실상 민주당을 이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25일 공화당과 합의를 이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다양성은 우리의 강점이다. 그러나 단합력도 우리의 힘이다. 대통령은 이 부분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7억달러의 국경장벽 예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여전히 국경장벽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셧다운 해제를 36시간만에 결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꾸게 된 결정적 계기는 24일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비공개 오찬에서 백악관에 반기를 들었던 것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또 셧다운 사태 장기화로 여론이 악화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WP와 ABC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은 최근 3개월간 5%포인트 상승해 58%까지 높아졌다. 또 미국인 5명중 1명은 셧다운 사태로 불편을 겪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