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 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재웅 기자] 국제 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영향이 겹치면서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월이후 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2년7개월만에 가장 컸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24(2015년=100)로 1년전보다 0.8% 올랐다. 1년만에 1%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월 0.8% 상승한 이후 2~12월 매달 1%를 웃돌았고, 9~11월에는 2%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0.7%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내렸다. 공업제품은 2016년 10월(0.4%)이후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다 이번에 하락 전환했다.

특히 석유류가 9.7% 떨어지며 물가 하락 기여도가 컸다. 하락 폭은 2016년 6월(-9.7%)이후 가장 컸다. 휘발유(-12.7%),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9.4%), 경유(-7.0%) 등 가격이 모두 내렸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 유가와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것이 주된 영향"이라며 "채소류, 축산물 등 하락으로 농·축·수산물 물가의 상승 폭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전보다 2.5% 올랐다. 전달 5.2% 올랐던 것에 비해 절반 정도로 축소됐다. 농산물이 5.3% 올랐음에도 채소류(-2.0%)와 축산물(-1.5%)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월동 배추 등이 나오면서 배추(-17.3%) 값이 크게 떨어졌고 양파(-30.7%), 달걀(-12.4%), 고등어(-7.7%)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수산물 상승률도 0.5%에 그쳤다.

구제역 여파는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6.7% 감소했다. 김윤성 과장은 "1월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았고 2월 물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2000년이후 구제역 영향으로 돼지고기나 소고기의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공업제품 중 전기·수도·가스는 1.4% 올랐다. 도시가스가 3.5%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상수도료(0.7%), 지역 난방비(0.5%) 등도 가격이 올랐다.

서비스는 1.4% 올랐다. 집세의 상승 폭이 0.2%로 전달보다 소폭 둔화했다. 공공서비스는 휴대전화 이용료 감소 영향으로 0.3% 떨어졌지만, 개인서비스가 2.5%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0.79%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3.1%로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째 3%대를 유지 중이다.

김윤성 과장은 "원재료와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지난해 1월부터 조금씩 올라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며 "김치찌개, 된장찌개, 설렁탕, 삼계탕, 김밥 등이 모두 올랐다. 특히 김밥은 1년전보다 6.5% 올라 가장 큰 폭이었으며 죽(6.4%), 치킨(5.9%), 떡볶이(5.7%) 등 가격도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올랐다. 석유류 가격 하락분이 반영된 결과로, 2016년 8월(-0.2%)이후 2년5개월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생선,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2% 상승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을 제거하고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2% 올랐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1.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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