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관용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장.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자유한국당이 차기 당 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의 연기를 검토키로 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전당대회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6일 "전당대회 날짜에 2차 북미회담이 열리게 되면 모처럼 우리당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묻힐 수 있다. 어떻게 해야할 지 7일 몇몇 위원들과 만나 (일정 변경 등을 포함한 방안을) 논의해볼 예정"이라면서 "논의가 되면 (선관위) 공식회의가 8일에 열리니 당 지도부와 의논하고 선관위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아직은 논의해보자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도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달이상 전대를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하루전에 싱가포르에서 미북회담이 개최된 것과 똑같은 모습"이라며 "그날 한국당 전당대회의 효과를 감살하려는 저들의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에는 국민들이 알았으면 한다. 당에서는 전대를 한달이상 미뤄 지방선거때처럼 일방적으로 저들의 책략에 당하지 않도록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입장문을 통해 "당의 중요한 행사가 외부적 요인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따라서 늦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급변하는 정세에 제대로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만드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당은 이런 유동적인 상황과 전당대회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지방선거 전날 1차회담이 열리더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것이고 미국에서는 한국에 야당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전당대회는 1주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전당대회 일정 변경에 대해 "당에서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과 같이 가면 되는 것이다. 내가 고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일정보다는 당이 함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힌 뒤 "다른 일정이 생겨서 지장을 받으면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는 노력도 하면서 병행할 수도 있고, 날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에 귀속되고 메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어 "출마하려는 분들이 여러 의견을 낼 수 있고, 선관위가 판단을 할 것"이라며 "선수가 경기규칙을 정해달라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룰이 바뀌면 바뀌는대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 논의하는 부분이지만 일정 부분은 미북회담과 관련없이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후보간 유불리도 있고 실질적으로 당행사이기 때문에 정해진 수순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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