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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로 호황누린 은행들…“이제는 생산적·포용적 금융이 필요할 때”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자장사’를 통한 '자기 배불리기'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지난해 가계대출과 연계된 최고치 달성은 고객의 어려운 여건을 외면한 채 수익에만 급급한 결과였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은행들이 이자장사보다는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3.7%포인트(1877억원) 증가한 5조2972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수료 이익 8384억원을 더해 지난해 은행의 총이익은 전년대비 9.2%포인트(5179억원) 증가한 6조1356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중으로 발표될 다른 시중은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지만 현재 공시된 3분기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이익 6조원을 돌파한 하나은행은 3분기 총이익만 4조4946억원으로 시중 5대 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중 4번째다.

때문에 타은행 역시 하나은행에 못지 않은 총이익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조279억원으로 예측됐다. 순이익만 놓고 봐도 각 시중은행 출범 후 최대의 실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이 이자수익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4년 간 시중 5대 은행 이자이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의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20조6313억원으로 총이익의 87.85%를 차지한다.

이는 2017년 3분기 기준 총이익인 20조2537억원에서 이자이익이 84.19%(17조525억원)를 차지했을 때 보다 3.66%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한편으로 예대금리차를 이용한 ‘이자장사’로 배불리기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지난 해 가계대출은 장기화된 경기불황과 취업절벽 등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스란히 은행의 이자수익으로 전환됐다.

최근 4년 간 가계대출 규모 <자료=금융감독원>

은행권의 지난해 총 가계대출은 570조3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81%포인트(529조458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8년 이후 꾸준한 증가 추세며 2015년과 비교했을 때 111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7%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기준 9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7.3%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결국 지난해 은행권 사상 최대의 실적은 가계대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과 함께, 은행이 금융 본연의 가치인 자금의 선순환에서 벗어나 손쉬운 이자장사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각 은행사들은 올해 신년사와 경영 목표 등으로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집중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늘어난 가계대출로 인해 취약차주가 증가하지 않도록 중금리 대출을 비롯한 서민금융지원방안에도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생산적 금융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올해 기술력이나 유망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비중을 늘릴 계획이며 기업들의 리스크 및 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 은행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기업에 투자 비중을 늘리게 되면 부실화 위험과 피해가 고객에 미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올해 생산적 금융이라는 화두를 놓고 리스크 관리 방안이나 기업의 담보가 아닌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이나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 방안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라며 “올 한해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 은행의 수익원이 가계대출에 치중돼 금전적인 흐름이 단조로운 면도 있다”며 “올해 정부의 기조 아래 각종 기업대출과 서민경제 활성화 방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그동안 안정적인 가계대출로 치중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의 흐름이 원활치 않다는 것은 나쁜 신호”라며 “올해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금융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호 기자  fi@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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