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세탁기.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명수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이 2018년 1월 세탁기 분쟁을 일으킨 미국을 상대로 양허정지(보복관세 부과)를 요청한 것에 대해 "최대 연 8481만달러(약 953억원)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WTO가 미국의 양허정지 수준을 결정하는 중재판정 결과를 회원국에 회람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한국이 WTO에 "미국을 양허정지해달라"고 제소한 지 약 1년1개월만이다.

한·미 세탁기 분쟁은 6년전 시작됐다. 미국은 2012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세탁기를 너무 싸게 판매해 미국 가전업계에 타격을 입혔다면서 양사에 반덤핑관세 등을 부과했다. 당시 삼성전자에 매겨진 반덤핑관세율은 9.29%, LG전자는 13.02%였다.

2013년 8월 한국이 WTO에 미국을 제소했고 2016년 1월 WTO 분쟁해결패널은 "미국이 한국 기업들의 세일을 표적덤핑으로 판단한 일은 WTO 협정에 어긋난다"며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관련해 WTO는 "미국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15개월간 판정을 이행하라"고 결정했으나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2018년 1월 한국이 WTO에 미국의 양허정지를 요청했으나 미국이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WTO 중재재판부가 나서서 판정 수준의 타당성을 따져보기로 했다.

WTO 중재재판부는 1년여에 걸친 조사끝에 한국이 미국에 연 953억원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판정 결과를 내놨다. 또한 미국이 향후 세탁기 이외의 다른 한국산 수출품에 문제의 반덤핑조사기법을 적용하는 경우 해당 수출 규모나 관세율 등에 따라 양허를 추가로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인정했다.

산업부는 "관련 업계 등과 협의해 WTO 협정에 따른 향후 절차를 검토하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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