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중소기업의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실화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올해 은행권의 중기대출 엄격 심사 방침에 상당수 중소기업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11일 산업은행의 '2018년 기업금융시장 분석 및 2019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은행권의 대출 잔액은 67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중기대출은 4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9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은행대출잔액 월별 증감률 추이<자료=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반면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비은행권의 중기대출 잔액은 147조110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13조9008억원) 대비 29.16%포인트(33조2094억원)가 증가한 금액으로 역대 최대치 대출 규모다.

비은행권은 이른바 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보험사 등으로 1금융 대출이 어려운 차주들이 주로 이용한다.

전체 대출 규모에 큰 변동이 없었음에도 비은행권의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대출수요에 변함없지만 1금융의 대출문턱을 넘지 못할 만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늘었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 대출의 이자부담이다.

현재 경기침체과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경기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추세에서 중소기업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권의 예상이다.

여기에 한은에서 올해 발행한 ‘대출행태 서베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를 –3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보다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의미다.

국내 은행의 기업별 대출태도·수요지수 <자료=한국은행>

이에 대해 한은 측에서는 중소기업의 담보가 되는 부동산에 대한 정책들과 주요 시중은행의 리스크관리의 영향으로 비우량 기업 대출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 설명한다.

반면 대출수요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여유자금 확보 필요성에 계속 늘어나고 특히 2금융의 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높아진 1금융 대출 장벽으로 올해 2금융 대출규모는 예전보다 훨씬 더 커진다는 것이다.

2금융 등으로 내몰린 중소기업이 높은 이자부담에 부실이 가속되면 은행은 리스크관리 차원서 대출심사를 더욱 엄격히 하고, 또 다시 대출수요가 2~3금융권으로 몰리게 되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이에 한 금융 관계자는 “현재 우량 중소기업 대출은 포화상태로, 부실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입장이다”며 “다만 가계대출 규제나 내년에 적용될 예대율 규제로 올해 기업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담보가 주가 되는 현재의 평가기준에서 벗어나 기업이 지닌 기술이나 성장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리스크관리의 기준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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