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최근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 실적을 일제히 발표했다. 하지만 이 중 약 90%가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장사' 때문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조1550억원으로 전년(24조3033억원) 대비 7.62%포인트 증가했다.

시중 4대은행 2년 간 영업이익 추이 <자료=각 은행>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8534억원으로 4대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지만 4분기기 이익 감소로 순이익 2조2243억원을 기록해 1위 자리를 신한금융지주에 양보했다.

이 중 이자이익은 6조1007억원으로 전년(5조5647억원) 대비 9.63%포인트 증가, 비이자이익은 7527억원으로 전년(8655억원) 대비 13.03%포인트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4686억원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순이익 2조2790억원을 달성해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이자이익은 5조5860억원으로 전년(4조9921억원) 대비 11.90%포인트 증가, 비이자이익은 8826억원으로 전년(7907억원) 대비 11.62%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6974억원으로 순이익은 2조192억원이다.

이 중 이자이익은 5조6510억원으로 전년(5조2206억원) 대비 8.24%포인트 증가, 비이자이익은 1조464억원으로 전년(1조2520억원) 대비 16.42%포인트 감소했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1356억원으로 순이익은 2조928억원이다.

이 중 이자이익은 5조2972억원으로 전년(4조8142억원) 대비 10.03%포인트 증가, 비이자이익은 8384억원으로 전년(8035억원) 대비 4.34%포인트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86.54%로 나타나 각 사 모두 이자수익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이들 중 이자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89.02%)으로 신한은행(86.36%), 하나은행(86.34%), 우리은행(84.3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공시에 따르면, 잔액 기준 지난해 총대출 금리는 3.71%, 총수신 금리는 1.40%로 예대금리차는 2.31%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2.53%포인트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지난해 총대출 금리는 2016년 대비 0.36%포인트 상승했으나 총수신 금리는 0.24%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때문에 은행들은 '이자장사’를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의 지난해 가계대출은 570조3635억원으로 전년(529조458억원) 대비 7.81%포인트 증가해 가계는 사상 최대 빚더미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를 표명하면서 은행의 올해 이자이익을 통한 배불리기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정부의 최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비롯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은행의 성장세에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시중 5대은행의 총 가계대출 잔액은 571조3798억원으로 지난해 말(570조3635억원) 대비 0.18%포인트(1조163억원)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중 이자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은 전분기에 비해 4분기 순이익이 대폭 하락하며 지난해 총 순이익 1위 타이틀을 신한은행에 넘겨줬다.

특히 예대금리차도 점점 좁혀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예금금리 상승에다 당국의 가산금리 단속 등 대출금리 인상을 규제에 금리차가 다소 좁혀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산정방식을 변경,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가량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에 한 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은행들의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런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안정기를 거쳐 반등하더라도 지난해만큼의 이익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대출수요는 여전하지만 규제 등으로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은행은 경쟁적으로 새 수익원을 탐색하겠지만 그간 쌓아온 비이자 부문 역량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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