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자본금 확충' 의혹 일축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해 순이익 악화에도 불구, 고배당으로 대주주 '삼성생명 챙기기’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계 안팎에선 배당 자체는 문제소지가 없다면서도 목적이 삼성생명의 자본금 확충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 3년 간 삼성카드 실적 및 배당금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총 배당금 1708억1764만원에 주당 1600원으로 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시가배당율은 4.4%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3조9000억) 대비 13.99%포인트 줄어든 3조354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전년(5056억원) 대비 5.34%포인트 감소한 4786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마저 지난해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전년(3867억원) 대비 10.7%포인트 감소한 345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의 현금배당성향은 49.46%로 전년(42.52%) 대비 6.94%포인트 상승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따라서 악화된 실적에 반해 배당성향이 증가했다는 점은 일반적 금융흐름과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주주친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대부분의 삼성금융계열사가 배당성향을 확대한 데 반해 삼성카드는 홀로 배당성향을 4.5%포인트 하락시켰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며 주가가 하락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총 발행주식 2.5% 수준의 자기주식 매입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약 575억8580만원 규모의 150만주(1.3%)를 매입했으며 하반기에 473억2353만원 규모의 140만주(1.2%) 매입을 완료해 삼성카드의 자사주 비율은 7.5%로 증가했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부양 효과가 경미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5월 초 자사주 매입직전 1주당 평균 4만1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자사주 매입 이후에도 하락세는 지속됐다.

이는 지난해 11월28일 3만1550원으로 최저점을 찍을 때까지 계속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통상 주주환원책으로 자사주를 매입했을 경우 소각을 통해 기존 주식의 가치를 제고시키는데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에는 단순 매입만 있어 주가 자체에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이 50%를 초과한 곳도 다수”라며 “이번 삼성카드의 고배당이 이례적이진 않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카드사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오히려 고배당으로 주가하락을 막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삼성카드의 자기자본이 과도한 측면도 있어 고배당을 통해 자본 효율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업권에서는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행태와 이번 실적악화에도 배당을 늘린 것은 71.8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에 배당금 몰아주기라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을 비록한 모든 보험사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고민 중이다.

K-ICS의 특징은 자산과 부채를 기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해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보험사들이 도입 후 지급여력비율(RBC)을 맞출 수 없어 가용자본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지급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처럼 변동성이 높은 자산보다는 현금을 통해 충당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따라서 고배당을 통해 삼성생명의 보유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한 금융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지난해 실적이 증가했지만 신지급여력제도를 감안하면 자본 확충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고배당 자체는 주주친화책의 일환이지만 이 점 역시 고려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본금 확충 부담을 느낄 만큼 급박하지 않다"며 '자본금 확충'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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