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상반된 경영전략이 생보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부동의 1위 삼성생명 뒤를 이을 순위 다툼보다는 양사 전략 중 더 효율적인 전략에 대한 벤치마킹에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단순 매출 상승보단 각종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이다.

반면 한화생명은 ‘몸집 불리기’로 자산규모와 계약건수 증가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4년 간 3분기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3분기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영업이익률은 각각 5.5%와 2.56%로 교보생명이 2.44%포인트 앞섰다.

자산 운용의 효율성도 교보생명이 더 높았다.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교보생명은 3.96%로 한화생명(3.62%) 대비 0.34%포인트 높았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한화생명이 더 높은 수치였다.

최근 4년 간 3분기 자산운용이익률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2015년 당시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94%로 교보생명(4.61%)보다 0.33%포인트 높았다.

2016년에 들어 양사 모두 이익률이 하락했지만 한화생명이 3.97%로 1%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반면, 교보생명은 4.30%로 0.3%포인트 가량 소폭 하락해 양사 이익률이 역전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교보생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는 기업공개 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국내외 투자자에게 경영성과를 상시적으로 평가받게 되기 때문에 건전성이나 수익성 등의 기업 효율화를 추구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화생명은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는데 생보사의 낮은 수익률을 감안할 때 수익성 향상보다 자산규모를 늘려 투자나 대출 중심의 이익창출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4년 간 자산총계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한화생명은 2016년 1분기 당시 자산 100조원을 돌파하며 자산규모에서 꾸준히 교보생명 보다 우위였다.

특히 교보생명이 지난해 3분기에 들어 자산총계 100조4억원을 기록한 반면, 한화생명은 113조6326억원을 기록해 양사 간 자산총계는 13조6286억원 차이로 벌어졌다.

다만 양사 간 자산규모 차이는 2016년 3분기 15조3463억원에서 2017년 14조4582억원, 지난해 13조6286억원으로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4년 간 보험계약 건수 <자료=금융감독원>

보험사의 기반인 계약 건수만 봐도 이런 경향은 뚜렷해진다.

한화생명의 보유계약 건수는 2015년 말 1173만4892건에서 2018년 말까지 25만5290건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1185만2075건으로 지난해 보유계약 건수가 2017년의 실적을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2015년 말 924만8379건에서 3년 간 23만건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수는 907만7915건으로 전년치를 넘겼지만 4분기를 포함해도 큰 실적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권의 예상이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보사들의 높은 손해율과 2022년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놓고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에 주력하며 실적이 하락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업권 2위를 다투는 두 생보사가 몸집 불리기와 경영 효율화라는 상반된 경영전략을 펼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다른 생보사들 역시 향후 결과에 따라 경영전략을 수정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영업성과를 넘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교보생명은 건전성과 영업효율을 향상시켜 올해 하반기까지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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