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신한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타 금융그룹 대비 낮은 배당성향으로 주주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업계 일각에선 올해 본격적 규모 확장을 앞둔 신한금융이 인수합병 사전포석으로 ‘총알’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한금융그룹 최근 4년 간 순이익 및 배당금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2조9177억원) 대비 8.19%포인트 증가한 3조1567원을 달성하며 4대 금융그룹(국민, 신한, 우리, 하나)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배당금은 7530억4148만원, 배당성향은 23.86%로 전년(24.78%)대비 0.29%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순이익 대비 배당금의 비율인 배당성향에서 신한금융은 현재 배당발표를 하지 않은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타 금융지주사와 비교해볼 때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최근 4년 간 순이익 및 배당금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KB금융는 지난해 순이익 3조696억원 중 7597억3645만원을 배당하며 24.75%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3.15%)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2조2402억원 중 5704억5991만원을 배당하며 25.46%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2.53%) 대비 2.94%포인트 상승했다.

우리금융그룹 최근 4년 간 순이익 및 배당금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금융지주사가 된 우리금융의 지난해 배당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7년 배당성향은 26.4%로 당시 4대 금융사 중 최대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타 금융그룹과 비교할 때 신한금융 배당성향은 최하위로 증가치는 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4대 금융그룹 중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결과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배당성향에 대해 "무기관적 성장전략과 자본비율 규제 강화에 대비한 자본 유보 수준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주주가치와 적정 자본비율범위 내에서 일관성 있는 배당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권에서는 신한금융이 배당금 증가에 소극적인 이유가 본격적인 몸집불리기에 나설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을 축적해두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합병하며 업권 1위의 자산규모를 달성했다. 또한 올해 1월 오렌지라이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 현재 약 60% 가량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금융전문가들은 현재 잔여지분 40%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을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이달 12일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는데 이를 두고 증권 전문가들은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조용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에도 비은행권의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을 공표한 바 있다.

금융업권에서는 이번 오렌지라이프의 인수합병이 업권 1위 타이틀 탈환에 큰 도움이 된 만큼 자사편입 작업이 완료되면 다른 ‘먹잇감’을 찾아 몸집불리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도 인터넷은행 사업도 큰 부담이다. 지난 11일 신한금융은 핀테크 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제휴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에도 대규모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행 인터넷은행 설립 시 요구되는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 가량이지만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서는 1조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케이뱅크 초기 자본금은 3000억원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때문에 향후 설립될 인터넷 은행에 대규모 자본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 매입은 신한금융 자사주와 맞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를 위해 추가 자사주 매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배당성향을 늘려 주가를 상승시키는 것이 부담됐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다른 금융관계자는 “현재 다른 금융사들 역시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며 “올해 이자수익 감소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은행수익에 기대고 있던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권 M&A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한금융의 지난해 실적에는 글로벌 수익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며 “이른바 ‘총알’을 축적하는 것은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염두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