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26일 베트남 동당역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명수 기자] 재계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대북 경제제재가 실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라 재계도 남북 경제협력에 대비해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며 남북간 경제협력 가능성을 두고 차분히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며 기업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소돼야 하는 등 남북경협까지 많은 과정이 남아 이번 회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그룹들은 이미 지난해 평양정상회담이후 남북경협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관련 동향을 수집하며 준비를 해왔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은 기대감이 크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중단됐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그룹 차원의 대응을 이어왔다.

현대아산은 지난 연말 5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대북사업 재개에 대비한 실탄을 마련했다. 현정은 회장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올해 다시 열렸으면 하는 희망사항"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내 도로, 철도, 항만, 주택 등 인프라 구축에 관심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도 북한 개발사업 관련 TF를 마련해왔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분 영업팀 산하에 '남북경협 TF'를 구성했으며, GS그룹도 남북경협과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인 GS건설과 GS리테일을 중심으로 TF를 꾸렸다.

한화그룹도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 산업용 화약 등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한화 등 경협 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북사업TF'를 구성했다.

유통업계도 대북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롯데는 지난해 '북방TF'를 구성해 대북경협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 TF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인 오성엽 부사장이 팀장을 맡고 계열사 임원 등 8명이 참여하는 중량감있는 기구다.

롯데는 북방TF를 통해 현재 폐쇄된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다시 식음료 제품을 유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1997년 초코파이 생산투자, 1998년 공장 설립 등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재계 단체도 회원사의 대북사업 지원에 나서기 위해 실무조직을 준비해왔다.

전경련은 지난해 11월 정몽규 HDC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조직은 남북간 산업협력을 견인할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경제인을 중심으로 한 공통의견을 수렴해왔다.

대한상의도 민간 싱크탱크인 '지속성장 이니셔티브'를 통해 남북관계 전망과 경협추진 방안 등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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