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악화된 실적에 반해 실질적 수익 보전방안이 없다면 ‘생존’이 우려된다며 카드업계가 울상이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엄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6679억원으로 전년(2조336억원) 대비 17.98% 감소했다.

이 중 오히려 실적이 대폭 증가한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지난해 각각 1265억원과 11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1012억원, 468억원) 대비 각각 25%, 137.61% 증가했다.

반면 업권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5194억원과 3453억원으로 전년(9138억원, 3867억원) 대비 각각 43.16%, 10.71% 감소했다.

여신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일부 카드사들의 실적 증가는 일회성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한 롯데카드는 2017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생긴 영업권상각비용 320억원 가량과 관계사 지분 평가손실 등 약 80억원의 일회성 수익이 순이익에 포함돼 있다.

이를 제하면 순이익 증가분은 약 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1% 증가한 셈이다.

우리카드 역시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받은 사후정산금 약 100억원이 순이익에 포함돼 있다. 이를 제하면 우리카드의 증가분은 약 153억원으로 13.76% 증가한 셈이다.

따라서 업계는 지난해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것과 활로를 찾기 위해 대출 부문으로 집중한 탓에 이 정도에 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카드사들은 악화된 수수료 이익을 대체하기 위해 대출부문에 집중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대출실적은 69조9377억원으로 전년(65조9826억원) 대비 5.99%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이용실적이 4.92% 증가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다.

문제는 카드업권의 대출부문마저 올해 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카드사의 대출부문 성장에는 1금융권에 적용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의 영향으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것이 컸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DSR규제가 2금융권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또 한번 카드사의 숨통이 막히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카드사의 수익을 보전할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거듭된 규제로 카드업계가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수료 인하는 영세소상공인의 부담완화가 목적이지만 그 부담을 카드사에 전가한 셈”이라며 “이익보전방안 논의가 늦어지는데다 실효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지급결제 수익이 악화되자 대출을 늘리고 비용절감을 통해 줄어든 순익을 충당하고 있다”며 “당장은 순익감소에 그쳤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은 카드사도 수익사업인데 수익성이 악화될수록 존폐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수익성 보전방안 뿐만 아니라 대출규제 완화를 통해 대출 부문으로라도 수익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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