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다음날인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왜 미국이 이런 거래방식을 취하는지,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시고, 생각이 조금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선희 부상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친선방문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멜리아호텔을 나서면서 일부 한국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도 개인적으로 실망감이 많이 컸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최선희 부상은 또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한 가지를 더할 경우 (미국이) 제재 완화 가능성은 보인 것인가'라는 질문에 "회담에서 미측이 굉장히 사리가 맞지 않고,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회담에 계속 나가야 할지 생각을 다시 해야겠다고 고민하고 있다"며 "신년사로부터 시작해서 상응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입장도 표시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뭐가 되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 미국측의 반응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고 말해 북미간 대화 지속에 회의적인 입장임을 시사했다.

최선희 부상은 "우리는 15개월동안 계속 (핵·미사일 실험) 중단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이에 대해 유엔 제재들을 전혀 해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넘어서 (전체 핵을) 폐기까지 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으로 너무 나가기 때문에, 이렇게 왜 회담이 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영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평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최선희 부상은 "추가(비핵화 요구)는 여러 가지로 된 것이 있지만, 우리가 제시한 영변 핵시설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것"이라며 "아직까지 (영변) 핵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놓아본 역사가 없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지, 이 외에 두 사안을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가 돼야 할 유엔 제재 결의들이 영변 핵폐기를 해도 안된다 이러니까. 이 계산법이 저 자체도 혼돈이 오고, 어디에 기초한 회담 계산법인지, 우리가 지금 이런 회담에 정말 의미를 둬야 하는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희 부상은 "영변에 대해 정말 깨끗하게 포기하고, 깨끗하게 폐기할 입장을 내놨지만, 이것이 지금 잘못 화답이 되기 때문에 '이것이 아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선희 부상은 북한이 생각하는 '폐기'의 개념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실무접촉을 통해 확정해야겠지만 우리가 한다는 '폐기'는 미국측 핵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명백하게 투명하게 한다는 뜻"이라며 "모든 성의를 가지고 우리 딴에는 최상의 안을 내놨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뭐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핵시설'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회담 때) 이것저것 여러가지 시설을 짚을 수도 있는데 그것이야 하룻밤 자고 이 소리(다른 시설 폐기 주장)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처음부터 이야기됐던 것이 영변이고, (미측에) 영변에 대한 입장을 우리가 처음 밝힌 것인데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최선희 부상은 '북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부담은 없었나'라고 묻자 "일 없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0시15분 멜리아호텔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열었다. 리용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제재 완화 범위는 '민생'에 한정해서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회견에 함께 했던 최선희 부상은 "이러한 (영변 폐기)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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