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재웅 기자] 지난 2월 한파 영향에 채소류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역시 낮아져 이번에도 전체 물가를 낮추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15년=100)로 1년전보다 0.5% 올랐다.

지난 1월 1년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두달째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상승률은 2016년 8월(0.5%)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0.8%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끌어내렸다. 특히 석유류가 11.3% 떨어지며 물가 하락 기여도(-0.51%포인트)가 가장 컸다. 휘발유(-14.2%), 자동차용LPG(-9.9%), 경유(-8.9%) 등이 모두 하락했고 등유만 3.4% 올랐다.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은 2016년 5월(-11.9%)이후 33개월만에 가장 컸다.

농축수산물(-1.4%)의 하락 폭도 컸다. 채소류 가격이 15.1% 크게 떨어져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42.5%), 무(-39.6%), 파(-32.8%), 양파(-32.3%), 호박(-27.3%) 등의 하락 폭이 컸다. 농산물(-1.7%)과 축산물(-1.6%) 가격도 낮아졌으며 수산물 가격만 전년 대비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가 5.2% 하락했다. 지난해 7월(-1.3%)이후 7개월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률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지난 2월 한파 영향에 채소류 가격도 낮아졌지만, 지수의 수준 자체는 안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채소류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3.29로 1년전(133.42)이나 2017년(127.50), 2016년(126.81), 2015년(106.51)과 비교했을 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서비스 가격은 1.4% 올랐다. 휴대전화료(-2.9%), 국제항공료(-1.9%) 등의 영향에 공공서비스는 -0.3% 하락했지만, 집세(0.1%)와 개인서비스(2.5%)가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인구가 많아 가중치가 높은 서울 택시요금이 오르면서 택시료가 6.9% 올랐다. 이에 서울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0.4%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 상승률은 2.9%로 상승 폭이 소폭 둔화됐다. 외식물가는 지난 1월까지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유지했었다. 이밖에 공동주택관리비(6.4%), 가사도우미료(11.2%) 등도 상승 폭이 컸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전 대비 큰 변화가 없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3%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0.4%)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소비자물가가 올랐다. 상승률이 가장 큰 지역은 강원(0.9%)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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