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안전교육,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

추락 방지망과 비산먼지 방지망 등이 철거된 사고 현장. 왼쪽 사진의 붉은색 격자 속에 건설 노동자들이 밟고 다니던 데크 플레이트가 고공에 늘어져 있어 추락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 주고 있다.(왼쪽)

정상적 건설 현장의 비산먼지방지망과 낙화물 보호망 등(오른쪽) <사진=뉴시스, 포털사이트>

[위클리오늘=김성한 기자] 경북 안동시 공사 현장서  근로자 3명이 20m높이에서 떨어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18일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경북 북부권 쓰레기 소각을 위해 건립 중이던 '환경에너지종합타운' 5층 콘크리트 타설  과정서 일어났다.

거푸집을 고정하던 목재 버팀목과 프레타이, 웨지 핀 등이 콘크리트 하중을 버티지 못하면서 타설 중이던 6명 중 3명이 추락사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동경찰서는 "회사 관계자를 소환해 설계도면 대로 시공했는지,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고발생 시점이 점심시각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시공사가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사망자들은 이날 오전 7시 안전교육을 받은 뒤 8시30분부터 콘크리트 타설작업에 투입돼 12시41분께 추락사고를 당했다. 사망자는 사고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시점을 두고 네티즌들은 "GS건설 현장엔 하청 노동자는  점심시간도 없느냐"며 현장소장을 비롯한 감독관 등 본사직원은 점심식사로 무얼 드셨냐"고 GS건설 측을 맹비난했다.

 또 "지난 '구의역 전철 사고'의 판박이다"며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제 때 식사도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김군'이 생각난다"고도 말했다.

반면, GS건설 관계자는 “(점심은) 작업이 완료된 다음에 한다. 타설을 하게 되면 정해진 (식사) 시간은 없다.  (현장의) 여건에 따라 (식사가) 늦어지는 등 변수가 많다”고 해명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건설업 사망자수는 2015년 437명, 2016년 499명, 2017년 506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산업재해 증가는 건설사의 무리한 공기단축과 안전불감증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고가 추락사로 이어진 만큼 추락 예방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건물 상부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인데도 추락 방지망이 철거되고, 작업효율 때문에 고공작업 인부들의 생명줄인 하네스 연결 '안전줄'마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현장 한 근로자는 “공기가 얼마 남지 않아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 같다”며 “높은 곳에서 하는 작업은 위험한데, 추락 방지망이 없어 일을 못 하겠다”고 전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기존에 추락 방지망이 있었지만, 해당 작업을 하면서 철거했다”며 “작업에 지장이 있어 철거했는지, 규정을 위반한 게 있는지는 추후 더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형식적인 안전사고 예방교육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규모 공사의 경우 안전관리비 등이 반영되고 안전관리자가 선임된다. GS건설은 최근 하청업체 대상으로 안전교육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건설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어떤 근로자도 피할 수 없는 사고였다"며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과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문제”라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타 산업에 비해 사고 빈도수가 높은 편이다. 동일한 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당국의 체계적인 안전관리 대책과 더불어 '산업재해현황'에 따라 건설사에 '당근'과 '채찍'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해당 종합타운은 2017년 12월 착공해 올해 6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공정율이 85% 수준으로 완공은 8월로 미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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