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 버닝썬의 이문호 공동대표가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로 영장실질심사(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상우 기자] 마약류 투약 및 유통 혐의를 받고 있는 이문호(29) 버닝썬 공동대표의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특히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기각 결정이 내려져 경찰의 향후 관련 수사에도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마약류 투약·소지 등 범죄 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증거자료 수집 및 혐의 소명 정도,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 및 접촉 차단 여부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문호 공동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 재판부는 수사에 임하는 피의자의 태도, 마약류 관련 범죄 전력,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 등도 기각의 이유로 들었다.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 흔히 나오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가 아닌 이문호 대표의 혐의 자체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가 부각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각 결정은 버닝썬 등의 마약 관련 수사에 뼈아픈 대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버닝썬 마약 수사에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다른 클럽을 포함해 수십명의 마약 혐의를 잡아낸 상태다. 그런데 정작 조직적 마약 유통의 '몸통'처럼 지목됐던 이문호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 단계부터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은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 혐의와 관련해 40여명을 입건했고, 이중 버닝썬 클럽 직원과 클럽내 마약류 위반으로 14명을 입건했으며 클럽 MD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클럽과 관련된 피의자도 17명이라고 설명했다. 불법강간약물로 알려진 일명 '물뽕(GHB)' 유통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8일 오전 진행된 청장과의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를 통해 최근 이문호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4차례에 걸친 조사를 통해 이문호 대표에 대한 마약 혐의 관련 증거를 확보해 왔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이문호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이문호 대표의 소변과 모발에서는 일부 마약류에 대한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호 대표는 마약 의혹과 관련해 지난 5일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