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미국과는 무관한 일"

▲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이 사건이후 미 연방수사국(FBI) 측과 접촉해 정보 전달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법원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사건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문서를 공개했다. 지난 2월22일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인물은 모두 10명이며 한국, 멕시코, 미국 등의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에이드리언 홍 창 멕시코 국적자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사건 직후 스페인에서 탈출해 리스본을 거쳐 지난 23일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나흘 뒤 FBI와 연락을 취했으며 확보한 자료와 동영상을 공유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창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게 대사관 문을 열어주기도 했다. 그는 경찰들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말하며 대사관 직원 행세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스페인 수사 당국은 FBI가 홍 창의 정보공유 제안을 받아들였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침입자 중 신원이 파악된 인물은 미국 출신인 샘 류와 한국인인 이우란이다. 하지만 이들의 거주지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사관에 침입한 인물들은 자신을 북한 해방운동가라고 소개했다. 이들이 속한 단체는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으로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세 데 라 마타 판사는 대사관에서 침입, 부상, 협박, 강도 등 다양한 범죄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혐의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과 미국간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관련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의 개입설을 부인했다. 또 미국 정부는 전 세계의 외교공관들에 대한 보호를 촉구해 왔으며, 이는 국제조약과 규범에 의한 의무라고 말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스페인 정부의 수사가 계속되는만큼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스페인 정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반북단체 ‘자유조선’은 26일 자신들의 범행을 일부 시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공격'이 아니라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내의 긴급한 상황에 응답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FBI의 요청에 따라 일부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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