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여야가 27일 열린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격돌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박영선 후보자가 청문 요구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며 질타를 쏟아냈고, 여당 의원들은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며 맞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영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앞서 한국당은 박영선 후보자를 상대로 주민등록법 위반, 세금 지각 납부, 재산 축소신고, 증여세법 위반,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후보자 측이 제출하지 않는다며 성명을 내고, 청문회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장내 노트북에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고 적힌 문서를 붙인 상태로 청문회에 임했다. 그리고 박영선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끝나자마자 질타를 이어갔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자료제출이 부실해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여당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진행은 되기는 하지만, 이제까지 청문회 중에서 이렇게 자료없이 깜깜이 청문회를 한 적은 없었다"며 "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의 자세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료없이 청문회를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떳떳하게 자료를 제출한 상태에서 청문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맹우 한국당 의원은 박영선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정회할 것을 요구했다. 박맹우 의원은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는 다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후보자는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맹우 의원은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 박영선 후보자를 향해 "청문회를 우습게 아는 오만의 극치"라고 비꼬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권이 제출을 요구한 자료들이 청문회와 무관한 개인의 사적 영역을 건드리는 내용도 많이 있다며 반박했다.

이훈 의원은 우선 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문구부터 떼어달라고 항의했다.

이훈 의원은 "자료제출이 거부된 것들을 몇 개 봤다. 근거도 없는 가짜뉴스를 기반으로 하는 자료제출이 너무 난무하고 있다"며 "후보자로서 차마 인간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훈 의원은 "후보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기록은 왜 내라는 것인가. 이것이 왜 궁금한 것인가"라며 "설사 수술을 했든 안했든 이런 자료를 요구하면서 제출 안했다고 정회를 요구하고 청문회를 거부하나"라고 반문했다.

박범계 의원은 "이것은 후보자를 검증, 청문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민주당 검찰·재벌개혁의 상징이었던 후보자를 정치적으로 망신주기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범계 의원은 그러면서도 "개인의 신상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자료제출 요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과연 적절히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검증과 관련된 자료들은 적절한 시간내에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야권이 처음부터 이 청문회를 파행할 목적으로 이런 것이 아니기를 바라겠다"고 지적했다.

여야간 거친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이용주 의원은 박영선 후보자 측을 향해 "이 상황에 대해 후보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금융 자료, 주식 자료 등 제출 안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극적 내용이 포함된다 하더라도 적극적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주 의원은 이어 한국당 의원들에게는 "일부 의원들이 후보자가 여러 자료를 제출 안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후보자 자녀들의 성적, 출생자료가 필요한가. 저는 이것이 왜 필요한 지 모르겠다. 망신주기 청문회, 개인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관음적 청문회는 더더욱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야 공방은 미제출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박영선 후보자의 발언으로 일단락됐다.

박영선 후보자는 "의원들이 총 2252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중 145건을 제출 안했다"며 "이 중에는 시간이 너무 경과해서 없는 자료가 대부분이다. 이외 제가 갖고 올 수 있는 부분은 오늘 다 찾아왔다. 원하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