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왼쪽)와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오른쪽) <사진=각 사>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제3인터넷뱅킹 예비인가를 신청이 완료됐지만 신청 전부터 주주가 이탈하거나 실적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우려를 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준비과정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완료됐다. 참여한 업체는 모두 세 곳으로 ‘키움뱅크’, ‘토스뱅크’,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애니밴드 스마트은행’이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애니밴드 스마트은행'은 설립주체가 개인 3명이며 주주구성도 협의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신청이 반려될 가능성이 높으며 금융위가 심사를 통해 최대 2곳에 인가를 줄 예정이라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두 곳이 모두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설립 전이 아닌 설립 후다.

‘토스뱅크’의 경우 인가신청 전부터 신한금융그룹과 현대해상 등의 불참이라는 난항에 부딪혀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키움뱅크’의 경우 키움증권의 실적악화로 경영능력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만 있고 자금 없는 ‘토스뱅크’

당초 토스뱅크의 컨소시움 구성은 ‘토스’를 서비스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술력과 신한금융이 지닌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분을 한계치까지 확보해 운영에도 참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방향성을 두고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한 ‘챌린저뱅크’을 구상한 반면, 신한금융 측은 대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플랫폼을 지향하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지난 21일 신한금융은 공식적으로 컨소시움과 결별키로 했으며 신한금융과 같은 구상을 지닌 현대해상 역시 불참을 선언해 인가신청 자체가 흔들릴 위기에 직면했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 측의 발 빠른 대처로 한화투자증권과 알토스벤터스와 굿워터캐피탈 등 7개사를 영입해 인가신청은 완료된 상황이지만 부족한 자본력은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ICT전문 기업으로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자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이며 컨소시엄 내 주주들 역시 기존 신한금융이나 현대해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자본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토스뱅크의 초기자본금은 2500억원이며 비슷한 자본금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3년 간 1조원이 넘는 자본확충이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자금조달 문제는 두고두고 토스뱅크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금융주력사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하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의 지분 60.8%를 지니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의해 금융주력사는 지분율의 제한이 없지만 ICT기업 같은 산업계열로 인정받게 되면 최대 보유지분은 34%로 제한된다. 따라서 인가심사 과정에서 금융주력사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급조된 토스뱅크가 허물어 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자본은 있지만 경영이 우려되는 ‘키움뱅크’

다른 2강으로 분류되는 키움뱅크 역시 인가신청은 마쳤으나 곳곳에 불안요소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의 지난해 실적악화을 두고 향후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키움뱅크의 컨소시움은 하나은행이라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우키움그룹의 ICT기술력과 노하우가 결합된 형태다. 또한 주주로 세븐일레븐, SKT 등 28개사가 참여하며 여력을 충분히 어필했다는 평이다.

문제는 키움뱅크의 핵심인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됐으며 이는 계열사의 부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키움증권만 놓고 보면 실적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2277억원) 대비 1.93% 증가한 2321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1908억원으로 전년(1833억원) 대비 4.09% 증가했다.

반면 키움증권 주요 자회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매우 부진하다. 자회사 중 유일하게 키움YES저축은행의 영업이익만 1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45억원) 대비 8.28% 증가했지만 키움저축은행은 234억으로 전년 대비 20.68% 감소했으며 키움투자자산운용도 1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48% 감소하는 등 타 계열사는 모두 전년과 비교해 실적이 악화됐다.

그 결과 지난해 키움그룹의 전체의 영업이익은 2890억원으로 전년(3158억원) 대비 8.49% 감소했으며 특히 자기자본의 운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는지 반영하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2017년 17.2%에서 지난해 10.7%로 6.5%포인트 감소했다.

이를 두고 금융업권에서는 키움증권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 실적악화라는 결과를 야기했다며 결과적으로 계열사를 확장하는 것만으로는 종합금융사로 진화하기 어렵다는 평과 함께 그룹의 수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두 인터넷은행 모두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인가를 진행했다는 비판과 함께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수익모델이 없다면 포화된 금융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은행은 비즈니스 모델이나 상품 등에서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며 “브랜드 가치와 자금력에 우위를 점한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관건은 디지털에 기반한 혁신적 기술과 이를 적용한 고객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뒷받침할 자본이 충족돼야 한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파이 나눠먹기’에 그친다면 후발주자에 내어줄 자리를 미리 맡아놓은 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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