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재판 앞두고 중용된 이사진…재무회계 전문가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LG그룹이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백억대 조세포탈 혐의에 연루된 임원을 사내이사로 중용하면서 그 속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주총회 결과 재무회계 전문가인 한종수 美 뉴저지주립대(회계) 교수와 최상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가 사외이사로, 하범종 LG 전무(재경팀장)가 사내이사로 중용됐다.

하 전무 역시 LG 화학 정도경영 TFT 상무와 재무관리담당을 거친 회계 전문가다.

이로써 사내 ‘최고 재무전략통’으로 평가받는 권영수 LG 부회장 예하에 회계 전문가 이사진이 가세함에 따라 강력한 ‘재무회계 전투단’이 꾸려진 모양새다.

이번 인사의 배경을 놓고 재계는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상법 개정안 등 민감한 회계 이슈에 대응하고자 하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해석한다.

지난 2018년 4월 국세청은 LG 계열사가 주식을 넘기는 과정서 156억원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며 구본능 회장을 검찰 고발했다.

또한 총수 일가의 조세포탈을 주도한 혐의로 하 전무를 포함한 임원 2명도 함께 고발했다.

구광모 회장의 생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을 포함한 LG 그룹 일가 14명 등 총 16명이 현재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오는 24일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고, 하 전무 역시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조세포탈 재판을 앞두고 이번에 중용된 이사진이 모두 재무회계 전문가라는 점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보은인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백억원대 탈세 혐의에 연루된 하 전무가 중용되자 일각에선 “총수 일가의 탈세혐의 재판 대응에 필요한 보은인사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LG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한편 좋은기업지배연구소(CGCG)는 “경제관련 범죄로 검찰 기소돼 재판 중인 경우 향후 불확실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반면, 아직 관련 혐의가 모두 소명되진 않았지만 LG 주주총회는 15분만에 원안대로 의결했다. 

결국 관련 혐의가 어떻게 결론 나더라도 경제관련 범죄로 기소된 임원을 LG가 사내이사로 중용한 것은 향후 부정적 목소리가 확산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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