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여야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취임후 첫 청와대 업무보고를 위해 4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의 출석 여부를 둘러싸고 격돌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잇단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인사참사' 책임을 물으며 조국 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을 강하게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며 조국 수석 엄호에 나섰다.

지난 1월 취임한 노영민 비서실장의 운영위 '데뷔전'이기도 한 이날 자리에는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했다. 그러나 조국 민정수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당은 조국 수석의 불출석을 놓고 초반부터 거센 질타를 쏟아냈다.

정양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번 업무보고의 중점은 낙마한 장관들에 대한 부실인사 검증이고 그 당사자가 바로 조국 수석"이라면서 "참으로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한 행위다. 차라리 '인사 검증에 실패해 면목없어 못 나가겠다'고 답변을 보냈다면 이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조국 수석이) 국정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운영위에) 못 온다고 했는데, 국정현안중에 국민이 제일 궁금해하고 정국을 꼬이게 하는 문제가 인사검증 문제 아니냐"며 "지난번 대통령 지시로 (운영위에) 나와서 말씀을 잘 하시던데 이번에도 나오셔서 국민에게 시원하게 해명도 해주고 꼬인 정국을 푸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청와대의 자료 미제출도 비판했다. 정양석 의원은 "우리 당은 118건의 자료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중에 정식으로 제출된 것은 12건, 미제출 또는 부실한 것은 116건이나 된다"며 "어떻게 업무보고를 받겠냐"고 질책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이번 청와대 2기 내각 인사는 인사실패가 아니다. 인사참사"라며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꼼꼼히 점검해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의무다. 최소한의 요구를 했음에도 너무나 무성의하게 제출을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때 운영위 관례를 보면 민정수석은 출석을 안했다. 인사자료 제출도 안했다"며 "마치 과거에 다 했는데 이 정부는 안하냐고 공박할 일은 아니다"고 맞섰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민정수석 출석 문제는 이번으로 마지막 논쟁이 됐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국회에 출석한 민정수석이 누구냐.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전해철, 조국이다. 왜 한국당은 9년동안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느냐. 제발 내부비판부터 하고 이야기를 하시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어쨌든 그 때는 됐는데 왜 지금은 안나오느냐"며 "저희 보고 안나왔다고 하시는데 저희가 했던 모든 관행을 다 적폐라고 하셨으면서 왜 따라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김현아 의원은 또 불출석 사유와 관련해 "청와대를 지킬 사람이 없어서 못온다는데 조국 수석이 청와대 수석 중에 가장 말진이냐. 가장 높아서 못오는 것이냐"면서 "청와대가 이렇게 시스템이 없냐. 이 분 한 분 안 계시면 대통령을 못 지키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나경원 의원은 "여러번의 인사참사가 있었음에도 사퇴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는 따져묻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 제출과 관련해서는 "이것을 못 준다면 청와대는 업무보고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규정했다.

민주당과 한국당간 설전이 지속되자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내로남불 이야기로 소중한 시간을 허송세월해서야 되겠느냐. 부끄럽지 않느냐"며 홍영표 운영위원장에게 원활한 회의 진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야당의 지적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출하라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조국 수석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출석하기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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