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IBK기업은행은 5조원이 넘는 순이자수익이 올렸다. 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이자장사’에서 비롯돼 ‘기업은행’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이상 높은 대출금리를 두고 고금리로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어려운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행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150조9053억원으로 전체 중기대출의 22.5%를 점유해 국내 중기대출 부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자수익은 5조20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조8593억원) 대비 7.1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이자순수익인 5조1581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당기순이익 부문에 있어서 1조7058억원으로 전년(1조4537억원) 대비 17.34% 증가하며 기업은행 창립 이래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이 다름아닌 기업을 상대로 한 이자장사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10일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평균 기업대출금리가 보증서담보대출을 제외한 3개 부문에서 16개 시중은행의 평균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장 큰 격차를 보인 부문은 신용대출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17%로 시중은행들의 평균금리인 5.16%보다 1.01%포인트 높다.

이는 금리가 가장 낮은 SC제일은행의 3.7%보다 2.47%포인트 높고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4.24%)과 비교할 때도 1.93%포인트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의 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도 평균치인 5.43%에 비해 0.99%포인트 높은 6.42%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4.36%)과 비교할 때 2.06%포인트 높은 수치다.

보증서 담보대출의 경우 평균금리인 3.84%에 비해 0.1%포인트 높은 3.94%를 기록했으며 유일하게 물적담보 대출만 평균금리인 3.88% 대비 0.31%포인트 낮은 3.57%를 기록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들과 비교할 때 높은 대출금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의 주요 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이런 기업을 상대로 한 ‘이자장사’가 기업은행의 정체성과 반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자금력이 빈약한 중소기업에 대해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해 중소기업의 경제활동을 돕고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2007년 중소기업 전용 은행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이라는 이름 대신 ‘IBK(Industrial bank of korea)기업은행’으로 은행명을 변경했지만 그 설립 취지나 국책은행으로서 역할 등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설립취지나 이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다른 은행보다 높은 대출금리로 실적을 쌓았다는 비판과 함께 국책은행의 역할에 충실하게끔 자금사정이 어렵거나 유망한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국책은행의 성격상 금리가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은행의 시스템상 대출금리 하나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수익구조가 이자수익에 기대는 면이 커 이런 논란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예대마진을 통한 ‘장사’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상품과 정책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업은행 관계자는 “본 은행은 국책은행으로 타 은행보다 대출 문턱이 낮은 편에 속한다”며 “타 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부족한 고객들에게도 대출을 실시하는만큼 금리가 높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타 은행보다 낮고 신용등급에 따른 편차를 줄이는 등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라며 “본사의 슬로건에 맞게 기업들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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