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중력파 발견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

▲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 프로젝트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관측한 은하 M87의 중심에 대한 블랙홀의 첫 이미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인류역사상 첫 블랙홀이 촬영된 사진이 1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 연구팀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10시) 트위터 등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연구결과 발표회를 통해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도넛 모양의 노란 빛 가운데 검정색 원형이 정확히 포착됐다. 마치 불에 타고 있는 반지처럼 오렌지색과 노란색이 원형을 이루고 있고 한 가운데 검정색 구멍이 드러났다.

AP통신은 "아인슈타인 박사가 100년전 이론적으로 예견했고, 수십년동안 과학자들이 관측하려고 노력해왔던 빛을 끌어당기는 거대한 괴물이 우리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우리는 지금 우리가 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발견했다"며 "우리는 블랙홀을 봤고 사진을 찍었다"고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하와이 연구팀 제시카 뎀프시 박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강력한 화염 '사우론의 눈'을 연상시킨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블랙홀 촬영은 미국 하와이, 칠레, 프랑스, 남극 등 세계 9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결해 만든 사진으로 2012년 출범한 EHT 프로젝트의 연구 성과다.

연구팀에는 한국 과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서 EHT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도 이번 연구에 기여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블랙홀 촬영은 중력파 발견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으로 노벨상을 받을만한 업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브뤼셀 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 미국 워싱턴, 대만 타이페이, 중국 상하이, 칠레 산티아고, 덴마크 린그비 등 6곳에서 동시 생중계됐고 인터넷으로도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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