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 발간

퇴직 고령자의 0.6%만 현역시기 소비수준 유지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가 국민연금 수급자(65세~74세) 650명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퇴직 고령자가 수입감소로 생활수준이 급격히 하락했고 상위 0.6%만이 현역시기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서는 국민연금 수급자 62%가 국민연금 수급액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또한 노후생활비용도 적정 생활비용인 264만원(가계기준 283만원)에 크게 모자라는 평균 201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노후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 연금 수급자 절반, 소비수준 은퇴 전 50% 미만

해당 조사에는 퇴직 고령자의 생활 소비수준이 은퇴 전에 비해 5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또한 30% 미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중도 15.8%에 달하는 등 수급자의 생활수준이 국민연금 수급에도 불구하고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은퇴 전 스스로를 상류층으로 인식했던 수급자 81.3%가 은퇴 후 중산층으로, 6.3%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응답해 상류층 약 90%가 계층이 하락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생활비용은 월평균 201만원이다. 이는 통계청이 제시한 적정생활비용인 264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퇴직 후 생활소비 수준이 현역 시기와 비슷하다고 응답한 비중도 0.6%에 불과했다.

■ 노후준비, 일찍 시작해도 실질적 준비상황은 크게 부족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의 수급자들(20·30대 12.8%, 40대 41.5%)이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의 노후생활비용은 적정 생활비용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도 평균 82세 정도로 나타나 100세 시대의 노후 자금 여력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추가적 자금 마련에 대해서도 수급자의 52.6%는 아예 없다고 응답하거나 33.8%는 자녀의 부양을 기대한다고 응답하는 등 실질적인 노후대책도 부족하다고 나타났다.

■ 소득계층별 희망 금융자산 ‘상반’

국민연금 수급자의 61.5%는 지급받은 국민연금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으며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비중은 27.1%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희망하는 금융상품으로는 연금(19.9%)과 건강보험 상품(18%)의 선호도가 높았다.

소득계층별로는 중산층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추가소득원으로서 연금을 선호한 반면, 저소득층은 비용절감 목적의 건강보험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수준에 따라 금융상품의 선호도가 뚜렷하게 대비됐다.

■ 지속적인 소득활동 중요성 증가

비재무적 은퇴준비에 대해서는 73.5%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건강(30.3%)과 나만의 여가(20.3%) 등을 가장 중요한 비재무적 준비활동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소득활동에 참가하고 있거나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재무적 은퇴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김지현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수급자의 소득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경제력 문제 해결과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주필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 본부장은 “이번 설문으로 수급자의 소비생활과 노후자금 운용에 대한 실태를 파악했다”며 “이를 토대로 연령·소득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