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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 지정
   
▲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체위 회의실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지정 관련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성한 기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30일 자정을 전후로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발을 뚫고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해 12월15일 여야 5당이 합의한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돼 330일간의 논의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사개특위는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2건,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사개특위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무기명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적위원 18명 중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1명 등 총 11명의 찬성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오후 10시 예정됐던 사개특위는 한국당의 극렬한 반대로 회의 개의부터 법안 표결까지 그야말로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당초 회의는 국회 본관 220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국당이 회의장 앞을 점거하고 나서면서 506호로 변경됐고,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회의 방해를 막기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사개특위 위원들이 회의장에 입장했지만 한국당의 항의는 계속됐고, 이상민 위원장은 안건 의결을 위한 정족수가 충족된 것을 확인한 뒤 오후 10시52분께 개의를 선언했다.

개의 선언과 동시에 한국당은 '좌파독재' '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며 이상민 위원장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이상민 위원장은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회의를 진행해나갔다.

장내 소란이 심해지면서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법안 입법 취지를 설명하면서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이에 이상민 위원장은 "회의 진행에 심히 방해를 받고 있다"며 "지금부터 구호를 외치는 분들은 퇴장해 달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의사진행 발언 과정에서도 한국당의 반발과 항의는 지속됐다.

윤한홍 의원은 "임재훈·채이배 의원이 불법 사보임 됐다. 이 회의 자체가 원천 무효인데 회의 방해가 어디 있나"라며 "공수처를 만들어서 야당을 탄압하고 좌파 장기 집권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도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 참으로 참담하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오늘 유린됐다.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여분 실랑이가 계속되자 이상민 위원장은 결국 오후 11시46분께 안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고, 표결은 5분만에 종료됐다. 한국당은 산회한 뒤에도 회의 결과에 대해 "원천 무효"라며 반발을 멈추지 않았다.

정개특위도 상황은 비슷했다. 회의장소를 변경하는 등 한국당의 엄청난 반발 속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지정하기 위한 안건으로 상정한 뒤 자정을 넘겨 처리했다.

정개특위는 행정안전위 회의실이 아닌 정무위 회의실로 변경해 특위 위원 중 12명의 찬성으로 선거제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한국당은 애초 전날 오후 10시께로 회의가 예정됐던 국회 본관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한 줄 한 줄 드러눕는 등 철통 방어를 시도했다. 회의장 벽에는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적힌 현수막까지 내걸렸고,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선봉에 나서 의원 및 당직자들과 "독재타도"를 거듭 외쳤다.

하지만 개의 시간이 두 차례 미뤄진 뒤 여야 4당 소속 특위 위원들이 정무위 회의장을 기습 확보하면서 한국당은 코너에 몰렸다.

이날 오후 10시50분께 정무위 회의실에서 회의를 연다는 소식에 한국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들은 다급하게 회의실로 몰려와 거칠게 반발했다.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여야 4당 의원들을 향해 "어떻게 선거제도를 이렇게 날치기하나" "(심상정 위원장님은) 언제부터 이렇게 독재자가 됐나"라고 외쳤고 "우리 이렇게 하지는 말자"라며 달래는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 측은 "창피한 줄 알라" "일찌감치 대안을 내놨어야 한다. 적반하장이다"라며 반박했다.

개의 후에도 '날치기 선거제 개혁'이라는 한국당과 '여야 5당 합의 정신을 위배한 것은 한국당'이라는 여야 4당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당 소속 김재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여러분은 역사에 큰 죄를 짓고 있다. 여러분은 숫자가 많고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여러분이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게임의 룰을 만들어 국민 표심을 왜곡하려 한다"며 "언젠가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의원은 "지난해 12월15일 여야 5당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 문제점 등을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굉장히 의미있겠다고 해 합의한 것"이라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과 전혀 다른 당론을 발표했다. 10% 의원수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없애버리는 당론인데 그동안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합의사항과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김성식 의원도 "한국당이 그동안 제대로 된 대안을 낸 적이 있나. 그저 막무가내로 입장을 낸 것 아닌가"라며 "신속안건 지정제도는 계속 협상하자는 것이다. 얼마든지 같이 논의해서 정치개혁의 물꼬를 터줄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했다.

심상정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며 장제원 의원이 강하게 반발했고, 표결을 하는 과정에서 김재원 한국당 의원이 기표소에 들어가 10분이상 나오지 않는 일명 '기표소 점거농성'까지 하는 기상천외한 상황도 벌어졌다.

끝내 표결이 진행돼 패스트트랙이 지정되자 민주당과 정의당 측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온 반면, 한국당 측은 낙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한국당 의원들도 "독재타도"를 거듭 외치며 끝까지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한 기자  in@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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