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여야 4당과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전투'에서 패한 자유한국당은 "국민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울분을 삼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이 통과된 30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날치기한 정부는 망했다. 날치기한 직후 선거에서 날치기한 정당은 망했다"면서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패스트트랙에 태웠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면 된다"면서 "국민 신뢰를 저버린 이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압승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대화와 타협 정신이 실종됐다. 힘을 앞세운 폭력과 독재가 국회를 유린했다"면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의회 쿠데타는 정말 부끄러운 헌정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이것은 끝이 아니다. 우리는 싸우고 또 싸우겠다"면서 "오늘 불의를 정의의 길로 돌려놓을 때까지, 문재인 정권이 독재를 포기하고 항복할 때까지 국민속으로 들어가 함께 싸우겠다"고 외쳤다.

황교안 대표는 "오늘 통과된 패스트트랙은 원천 무효다. 오늘로 20대 국회 종언을 고했다"면서 "저와 한국당은 눈물을 머금고 떠날 수밖에 없다. 국민속에 들어가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 전국을 돌며 이 실상을 알리겠다. 문재인 정권이 무릎 꿇는 그날까지 투쟁하고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 민주주의는 죽었다. 치욕의 날로 기록됐다. 그들은 좌파독재의 새로운 트랙을 깔았다"면서도 "이것이 좌파궤멸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누차 말했듯 그 과정이 모두 불법과 편법, 도둑회의와 날치기로 점철됐다"면서 "국민들이 우리의 진정한 외침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국민들과 함께 투쟁한다면 좌파의 장기집권 야욕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더 강력하게 투쟁하고 더 가까이 국민 마음에 다가가겠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이 투쟁 방향에 대해 묻자 "앞으로 장외투쟁은 계속하겠다. 국민속으로 가서 그 마음을 더 잘 읽는 정당이 되겠다"면서도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를 앞두고 겹겹이 '인간 바리케이드'까지 치면서 막판 저지에 나섰다. 이처럼 한국당이 회의장을 막아서자 정개특위·사개특위 모두 회의장을 한차례씩 변경했을 정도다.

황교안 대표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오늘 저녁에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키겠다는 예고가 돼 있다"며 "헌법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느냐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저녁"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시간이 오후 10시로 정해져 있고 민주평화당이 회의에서 2개 안을 올리는 것을 찬성하든 원내대표 회동에서 하나의 안이 나오든 결정되겠지만, 오늘 밤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것이 민주당과 청와대의 의지"라며 "우리가 그동안 준비한 것처럼 투쟁을 가열차게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정개특위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는 30분전께 한국당 보좌진과 당직자 100여명, 장제원·송희경·정태옥·김현아·임이자·최연혜·김선동 등 의원들이 모였다.

장제원 의원은 회의장 앞에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쓴 현수막을 걸었다. 이후 의원들 앞에서 "정개특위 간사로서 일주일동안 투쟁하면서 가슴으로 눈물을 많이 흘렸다"면서 "민주당은 우리에게 미친 것 같다, 도둑놈이다 등 무시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우리를 무차별하게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제도를 일방적으로 국회를 유린하면서까지 야합으로 통과시키려는 것에 묵과할 수 없다"면서 "당리당략만 난무하는 난장판 국회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저들의 폭거를 막아내기 바란다"고 외쳤다. 장제원 의원의 지시에 의원 및 당직자들은 바닥에 촘촘히 누워 '헌법수호 좌파독재 반대'를 외쳤다.

사개특위 회의가 예정됐던 국회 본관 회의실 앞에도 한국당 의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공수처를 반대한다', '헌법유린 원천무효 패스트트랙 반대한다'고 외쳤다. 의원들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3줄로 앉아 막아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