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은 시장변화 적극 대응한 마케팅 전략이 무기”
“中, 앞으로 저가경쟁보다 품질경쟁으로 소비자 공략”

TCL이 판매 중인 스마트 TV<사진=TCL홈페이지>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국내 언론들이 지난 22일 ‘삼성, 1분기 프리미엄 TV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일제히 전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지난달 24일 중국 언론이 TCL의 1분기 실적을 전하며, TCL이 북미 TV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이 1위라는 성적표를 받고도 쓴웃음을 짓는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이 중국을 타산지석 삼으며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TCL이나 하이센스, 샤오미 같은 중국 TV 업체들도 이미 OLED, QLED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생산도 시작한 상황"이라며 "한국 업체들이 글로벌 TV시장에서 중국에 덜미를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보다 기술력" TCL의 전략 먹혀들어

<시나닷컴(新浪網)> 등 중국 언론들은 지난달 24일 “TCL이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1분기에는 삼성을 제치고 북미(北美)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TCL 대표 왕청(王成)의 말을 인용, “이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 브랜드가 기술 축적, 시스템의 효율적 개선 및 시장변화에 대한 통찰을 통해 삼성이라는 거인을 이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지켜봤다”며 “화웨이가 이미 아이폰을, TCL은 삼성을 추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서 시작되는 이러한 좋은 신호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나닷컴(新浪網)>은 이어 TCL 북미총괄 마오추원(毛初文)의 분석을 인용, TCL이 북미 지역서 살아남아 삼성을 추월했던 전략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TCL은 ▲저가제품 통한 저변 확대 ▲‘톰슨(Thomson)’ 등 유명 회사 매입 ▲온라인 판매서 오프라인 채널로 확대 전략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TCL은 2004년 미국의 가전회사 톰슨 매입 후 북미서 ‘RCA’ 상표로 등록한 후 2010년 TCL로 등장했다.

또한 “북미 소비자는 중국의 고화질 기술을 좋아한다”며 TCL의 TV 성능을 자부했다. 그러면서 “TCL이 상품개발에 지속 노력해 퀀텀도트(양자) TV 등 하이테크 제품을 내놓자 미국 매체들이 호평했다”며 “TCL은 이제 미국 소비자의 선호 브랜드가 됐다”고 확신했다.

이어 “북미 소비자는 하나의 상표에 매료되면 오랫동안 그 상표를 신임하는 성향이 크다”면서도 “이 신뢰에는 장기간 축적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TCL이 북미 고객의 신뢰를 받아낸 ‘예리한 무기’로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마켓팅을 제시했다.

<시나닷컴>은 “TCL이 현지 문화와 융합하는 경영으로 북미 소비자의 마음 속에 TCL을 심었다”고 전했다. 2013년 TCL은 할리우드대극장 역사상 첫 번째 타이틀스폰서십이 됐다. 이로 인해 북미소비자들이 TCL을 알게 됐다. 이후 점진적으로 중국 문화를 북미에 상륙시켰고, 중국 문화와 브랜드에 대한 친근함이 생겨났다고 했다.

이와 함게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같은 중국 가전 그룹도 북미시장을 노리지만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중국 기업의 향후 북미시장 전략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나닷컴>은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품질을 강조했다. “저가경쟁이 아닌 품질경쟁을 통해서만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북미 소비자의 인식이 바뀐다”고 덧붙였다.

■ 삼성, LG전자 계속 비상 걸릴 듯

중국 분야에 밝은 한 소식통은 “대다수가 중국 브랜드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저가’다”며 “TCL도 미국 진출 초기 저가 전략을 펼쳤지만, 2015년 글로벌전략으로 전환 후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삼성 등 한국업계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그는 “일각에서는 미·중무역 갈등으로 이러한 중국 상승세가 한풀 꺾여 삼성·LG 등 한국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면서도 한국 기업의 현실 안주를 경계했다.

그는 이어 “이런 어부지리식 반사이익만 기대하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 듯, 미·중 힘겨루기 사이에 끼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더 이상 중국은 예전 중국이 아니니 그들의 전략과 성공을 ‘타산지석’ 삼는 동시에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삼성, LG 등이 부단히 노력해 TCL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음’을 일깨워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