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기업 배당금수입 외 편법 곳곳에...후진적 경영구조 비판 일어

[편집자 주]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는 JB금융지주의 2018년 기준 영업이익은 4168억 원으로 3년 전에 비해 112%가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4대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은 169% 늘어 JB금융지주를 1.5배 앞질렀다.

뿐만 아니라, 대표적 생산성 지표로 쓰이는 주당순이익에서 JB금융은 1391원으로 같은 지방금융사 중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와 함께 DGB금융 2233원의 62%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JB금융의 주가는 3년 전 5500원에서 지난 24일 5500원으로 마감, 3년 전 수준 그대로 돌아갔다. 게다가 광주, 전남·북을 지역기반으로 하면서도 지역점유율 마저 하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채용비리·현금뭉치 사고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그간 JB금융이 보여준 후진적 경영구조와 시스템부재가 낳은 결과라며 이 같은 불안요인에 우려 섞인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에 <위클리오늘>이 JB금융의 위기요인을 집중 탐사해 봤다.

자료 = 전자공시, JB금융지주 사업보고서, 별도기준

[위클리오늘=김대성 기자] JB금융지주가 최근 5년간 계열사로부터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는 507억 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이어 '탈세' 의혹마저 일고 있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주식보유를 통해 배당금을 주 수입원으로 하면서 경영지배만을 위해 설립(순수지주)하거나 독자적인 사업을 추가로 영위하는 회사(사업지주)를 말한다.

<위클리오늘>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을 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 6곳(KB·신한·하나·BNK·DGB·JB금융, 비상장 특수은행 농협지주 제외)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수입구조를 조사했다.

그 결과 JB금융을 제외한 5곳은 당초 설립취지대로 ‘종속기업 배당수입금’을 주요 재원으로 하면서 이를 통해 종업원 급여 등 일반관리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JB금융은 자회사로부터 배당금 수입 외에도 설립 이듬해인 2014년 계열사로부터 법률자문수수료 1억9900만 원을 거두기 시작,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2018년까지 5년간 507억 원을 별도로 챙겨 왔다.

항목별 규모는 경영자문수수료 311억3600만 원, 브랜드사용료 169억800만 원, 법률자문수수료 24억2000원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무려 506억6300억 원에 달한다.

최근 몇 년 간, 금융지주사 6곳 중에서 계열사로부터 경영·법률자문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거둬들인 곳은 JB금융이 유일하다.

그 외 브랜드 사용 수수료는 JB금융과 BNK금융 두 곳만 거두고 있는 정도였다.

특이한 점은 JB금융이 그간 계열사로부터 경영자문수수료 명목으로 311억 원을 받았는데도 생산성은 지주사 그룹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아울러 경영자문을 받는다는 계열사도 다발성 악재로 시스템 후진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때문에 그간 JB금융이 받은 수수료의 사용처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들고 있다.

■ 경영자문료를 수백억 원이나 거둬 갔는데‥.‘사고뭉치와 세간의 웃음거리’

자료 = 2018년 연결기준, 전자공시, 각사 사업보고서

JB금융지주는 주당순이익에서 ‘꼴찌’는 물론 도내 점유율마저 하락하는 등 경영부실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에서 JB금융 계열사인 광주은행 채용비리가 폭로돼 관련자 4명은 현재 재판 중에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전북은행은 같은 달 10년 이상 된 휴면계좌 잔액이 34억5000만 원을 초과, 지방은행 중 최대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전북은행 지점장이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5000만 원을 절도,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 간 숨겨오다 결국 들통이 나면서 고객자금과 리스크 관리가 엉망이라는 손가락질도 받았다.

또한 계열사 JB우리캐피탈의 대손비용은 급증했으며 현 김지홍 회장의 직전 근무처였던 JB자산운용에서는 대출금 45억 원이 전액 대손처리 되는 등 극심한 비효율성과 시스템의 후진성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지주회사의 경영자문료에 대해 직원들은 “지주회사가 수백억 원이나 되는 돈을 자회사로부터 경영개선 목적으로 뜯어 갔는데, 무슨 경영개선을 했느냐”는 반응과 함께 “한 예로 영업현장에선 중도금·잔금대출도 안 되는 시스템 열세 때문에 영업이 너무 힘들다. 경영자문료는 소가 웃을 일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계열사의 배당금 편법지출…비자금 탈세 의혹”

JB금융지주는 수입배당금 명목으로 지난해 기준 종속기업으로부터 863억 원을 거둬들였다.

회계전문가들은 이 수입만으로도 JB금융이 인건비 등의 판매관리비 200억 원을 내는 건 충분한 만큼 영업이익 600억 원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JB금융이 추가로 거둬들이고 있는 각종 수수료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위클리오늘>이 관련 부처의 해석을 받아 보았다.

국세청 한 고위관계자는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명목상 작성한 계약서를 전제로 계열사로부터 경영·법률자문수수료 등 편법을 동원해 돈을 거뒀다면 이는 계열사 입장에선 배당금의 편법지출”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해당 사건의 경우는 계열사 이익이 비용으로 지출된 만큼, 지출된 비용(수수료=편법 배당액)에 대해 사전에 24%의 법인세를 물리고 난 후, 당기순익에 다시 약 15.4%의 배당 소득세를 마땅히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만약 이를 어겼다면 해당 행위는 탈세에 해당하고 그 규모 또한 상당하므로 추후 고강도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세청 출신 한 현직 세무사도 “만약 JB금융 계열사의 탈세 혐의가 인정된다면, 관련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할 때 'JB금융 계열사의 탈루액 규모는 어림잡아도 약 180억 원 가량”이라고 추산했다.

한 세무서 조사과 A과장은 “JB금융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판관비 등 차감 후 다시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나줘 줄 경우, 모든 주주에게도 줘야 되고 시장과의 형평성도 맞춰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목적 외 계열사에서 돈 거둬 배당했다면, 법인세와 배당소득세 물려야”

이어 “이 때문에 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대신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거두는데, 이때 돈을 내는 계열사는 납세도 피하고 지주사는 주주배당 확대를 통해 대주주 주머니를 채우거나 오너 ’곳간’ 조성을 위해 비용지출 형식을 빌릴 것”이라며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는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지주사는 법인세법 18조의2 ‘지주회사 수입배당금의 익금불산입’ 조항에 따라 세금을 한 푼도 안 내게 된다”면서도 “해당 사례의 경우, 자회사는 법인세·배당세의 사전공제·납부는 물론 지주사도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 외 소득에 대해선 법인세 납부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명백히 했다.

동시에 A과장은 “따라서 지주사가 거둔 제반 수수료들이 탈세용 ‘꼼수’로 악용되는 경우, 추후 사용처가 밝혀지면 엄정 대처할 것”이라며 세무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JB금융지주 측은 “지주사 설립 시 연결납세 제도를 신청해 전북은행 및 자산운용사와 합산된 법인세를 산출하고 있으며 경영·법률자문 등 수수료 청구에 대한 소득도 이미 반영되어 있는 만큼, 그룹 전체 법인세를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JB금융은 낮은 생산성과 수익성 정체에도 불구, 주주 앞 배당금은 2017년 152억8500만원에서 2018년 349억8200만 원으로 2.3배 확대했다.

JB금융이 나눠주는 배당금의 최대주주는 전임 김한 회장의 일가가 운영하는 삼양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 후속 [탐사기획‥JB금융지주③] '대손상각 작년 1894억 원…부실로 신음 중' 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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