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 제재와 상관없어...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계속 줄어” 경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사진=바이두(百度)>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화웨이 스마트폰 영업실적이 러시아서 삼성에 추월 당하자 중국 언론이 이를 경계하고 나섰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주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우리는 죽지 않는다”며 대대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즈음에 발표된 영업실적으로 중국 언론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관찰자망(观察者网)> 등 중국 언론은 28일 러시아 매체 <IZ.RU>를 인용 “화웨이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서 누리던 ‘용머리’ 지위를 삼성에 뺏겼다”고 보도했다. ‘용 머리’는 중국서 ‘큰 형’ 혹은 ‘일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서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올해 초 화웨이가 시장 점유율 36.5%를 기록했을 때도 삼성은 23.5%였다.

하지만 4월 이후 화웨이 31.7%, 삼성 31%로 양 사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급기야 미·중분쟁이 발생한 5월 실적에서는 화웨이가 삼성에 추월 당하기까지 했다.

이에 매체는 러시아 측 분석가의 말을 인용 “이 같은 결과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관련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화웨이가 올해 초 소매상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정지했기 때문이며, 삼성의 신형 모델 출시 또한 화웨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러시아 현지 시장이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에 대해 아직 동요를 일으키지는 않았다”고 안도하면서도 “향후 화웨이와 관련된 제재 정보들이 판매량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며 경계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하는 한 중국 소식통은 “최근 화웨이 창업주가 ‘화웨이는 죽지 않는다’며 미·중 분쟁에서의 강경 입장을 고수한 것과 달리 최근 화웨이 소속 간부가 삼성·LG·SK 측에 미측 제재에도 부품 공급을 끊지 말라는 취지로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웨이 창업주의 강경한 입장과 달리 화웨이 실무진은 이른 바 ‘투 트랙’이라는 물밑작업으로 현실을 타개하려는 것이다”며 “대외적으로는 굴복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실무차원에서 보이지 않게 조율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가 자신 있다고 하지만 러시아발 점유율 위기를 보면 마냥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며 “러시아는 이번 시장점유율 하락이 미·중분쟁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이 점은 중국 언론 역시 경계하는 부분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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