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안한 제품 입고...강력 항의했지만 고쳐지지 않아" 법 대응 검토도
매출 압박받는 관리업무의 컨설턴트가 주도해 특정 제품 판매 강요
정승인 대표 취임후 실적 줄곧 내리막...'한계봉착의 조급증' 지적 나와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의 갑질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각 점포를 돌며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FC(field consultant)가 점주 몰래 특정 제품들을 밀어넣는 일이 잦아 점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코리아세븐 정승인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경기도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주문하지도 않은 라면과 신선식품 등이 입고된 것이 의아해 알아보니 FC의 소행이었다”면서 “두달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 강력히 항의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A씨는 해당 사안에 대한 FC의 대응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FC에게 해당 행위를 문제삼자 FC는 "안 나가면 제가 다 팔아드리겠다" "점주님 생각해서 한 일인데 왜 그러시냐"라는 등 적반하장 식의 답변을 늘어놓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같은 담당 FC의 불법 행각이 거듭되자 A씨는 해당 FC와 본사를 상대로 법적대응까지 불사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남은 계약기간이 상당하고 향후 본사의 불합리한 대우도 예상되는 데다 아직 젊은 FC의 미래를 고려, 법적절차를 밟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A씨는 “불법을 저질러 놓고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니 한심할 따름”이라면서 “더구나 FC들이 각 점포 전산시스템 비밀번호를 다 알고 있어 이런 행위가 지속될 게 분명하다”며 본사의 갑질 근절을 촉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이런 밀어내기가 근절됐다고 홍보하지만 단 한번도 근절된 적이 없다“고 단언하며 "이 같은 행위는 대부분 각 지역 팀장들의 매출 압박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순진한 점주들은 FC가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본사가 ‘갑’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본사와 가맹점은 동등한 동업자 관계임을 알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주)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절대 회사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을 지시하지는 않는다”며 “일부 FC가 성과에 대한 욕심으로 그런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본사의 이 같은 '꼬리자르기' 시도는 점주들은 물론 본사 직원들의 반발까지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같은 사례들은 지난 3월 SBS cnbc 보도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본사의 각 팀장은 FC들을 압박해 특정 제품 발주를 독려하고 판매를 강요할 뿐만 아니라 대리 근무 지시, 차명계좌 거래 등을 저질러온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FC들은 자비를 털어 매출을 일으키고 휴일 근무에 내몰리기도 했다. 또 부당한 전출, 이로 인한 퇴사 등 세븐일레븐은 숱한 불법과 갑질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갑질 행위가 세븐일레븐의 저조한 실적과 낮은 시장점유율로 인한 조급함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몇년간 시장점유율이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의 점유율은 CU, GS25 등 빅3 중 가장 낮은 24.4%로, 지난 2014년에 비해 3.4%포인트 줄었다. 설상가상 올해 초 추진한 미니스톱 인수에도 실패해 활로가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매출 3조9000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을 기록, 1.1%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타사 영업이익률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으로 ‘하나마나 한 장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의 경영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세븐일레븐은 정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14년 이후 단 한번도 우상향의 실적을 기록한 바가 없다.

여기에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과 직원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 등이 불거지면서 정 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