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20일 오전 11시 국방부 청사에서 “지난 6월 15일에 발생한 ‘북한 소형 목선 상황’을 군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군 기강해이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북한 목선 귀순자의 삼척항 상륙사건으로 해상경계 실패가 드러나면서 국방부가 뭇매를 맞고 있다.

북한 소형선박의 일명 ‘노크 귀순’이 지역 주민들에 의해 여실히 드러나면서 그간 군 해명이 전부 거짓말로 입증된 셈이다.

해당 선박이 삼척항 내항 부두에 정박해 귀순자를 포함한 일행이 삼척에 상륙하기까지 해군·해경·육군 해안방어 부대는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지 무려 이틀 반이나 우리 해역에 있었고 승선했던 북한 주민이 우리 땅에 상륙하기 전까지 해군·해경의 구멍 뚫린 감시망은 아예 작동되지 않았다.

문제는 경계임무에 실패한 군이 이를 감추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삼척항 인근, 북 선박 표류, 어민 신고’ 등으로 왜곡된 거짓 해명을 열거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점이다.

그간 군 발표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삼척항 인근서 엔진고장으로 표류하다 어민 신고로 군이 출동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경계실패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국방부의 짜 맞추기식 거짓말로 들통났다.

군의 추가 정정해명에 따르면, 지난 9일 북한 주민 4명을 태우고 함경북도 항구를 떠난 선박은 다음날인 10일 NLL 북쪽 해역에서 북한 어선군에 합류, 이틀간 북한 어선들 틈에서 위장조업을 했다.

12일 밤 9시쯤 NLL을 넘어 남하한 선박은 울릉도 동북방으로 우회, 14일 밤 9시쯤 삼척항에서 불과 4~5km 떨어진 해상에 도착했다.

야간 입항 시 우리 군의 총격을 걱정해 선박의 엔진을 끄고 밤새 대기했다가 동이 트자 자체 엔진 동력으로 삼척항에 입항했다.

결국 해당 선박이 우리 바다에서 무려 이틀 넘게 무얼 했는지 해군과 해경은 전혀 몰랐고, 군은 이를 덮기 위해 사실을 조작해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직접 관련된 문책 인사는 물론, 일각에선 해이해진 군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경두 국방부장관까지 경질해야 한다는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정경두 국방장관은 20일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경계 태세 보완, 기강 재확립'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과문 직접 읽은 후 관련 질문은 듣지 않고 바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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