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국신용정보원이 금융위원회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오픈행사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신용정보원>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한국신용정보원이 금융 빅데이터를 개방하며 금융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80여 기업이 몰린데다 혁신금융 서비스에 빅데이터 사업이 지정되는 등 금융권이 빅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향후 금융서비스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신용정보원이 금융 빅데이터 시스템 ‘크레디비’를 개방했다. 오픈 이후 2주 만에 금융회사, 핀테크기업 등 80여 기관이 가입했으며 이 중 30여 기업이 이용신청을 마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금융권 전반의 개인정보를 금융·핀테크·스타트업·연구소 등의 각계 연구자들이 분석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서비스다.

신용정보원은 해당 데이터들을 표본DB와 맞춤형DB, 교육용DB 등으로 구분해 제공한다.

이번에 선공개되는 데이터는 표본DB 중 개인신용정보로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개인 중 대출 또는 연체 경험이 있는 200만 명의 대출·연체·신용카드 개설 정보 등이다.

다만 관련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준수, 일반·기술·보험 신용정보로 나뉘며 개인 신용정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제공된다. 각 금융사는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권 전반에 활용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개방, 맞춤형 통합서비스 시대 열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 샌드박스 6건을 새로 지정했는데 이중 빅데이터와 연관된 서비스는 모두 3건이었다.

가장 먼저 선정된 AI활용 기업신용조회 서비스는 뉴스데이터와 공공데이터 등을 통해 수집된 중소기업 비재무정보를 분석해 기업의 부도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서비스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 소형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시세의 자동산정 서비스도 함께 포함됐으며 세 서비스 모두 올해 하반기 출시될 전망이다.

올해 신용평가업 진출이 허가된 카드업권 역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의 TPO(시간·장소·상황)을 예측하는 알고리즘과 대응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시간 프로세스를 도입해 고객의 상황에 적합한 맞춤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빅데이터 개방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활기를 띌 전망이다. 해당 서비스는 여러 금융사로부터 고객의 신용정보를 모아 한 개의 채널로 구현,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자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외의 자산관리 기업인 민트(mint), 에이콘스, 너드월렛이 대표적으로 국내의 경우 아직 신용정보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향후 금융부문을 넘어 ICT, 의료, 유통 등 다양한 비금융기업들의 데이터 분석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자세금계산서를 바탕으로 수집된 실시간 기업 거래 빅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시장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각종 신규 사업을 계획하는 등 빅데이터 부문이 점차 금융권 전반을 관통할 화두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한 금융전문가는 “핀테크로 대변되는 혁신금융은 새로운 서비스라기보다 기존의 것들을 통합하는 형태에 가깝다”며 “향후 진화된 기술을 매개로 업권의 벽을 허물고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의 금융이 주를 이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고객들 역시 빅데이터에 기반해 자신과 비슷한 조건의 금융거래를 비교·분석할 것”이라며 “결혼, 육아, 부동산, 노후대비 등 본인 생애주기에 맞춘 재무플랜을 스스로 구성하고 금융사는 이를 구체화시키거나 서포트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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