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집행에 개인감정 개입…인종차별, 욕설 등 상식 이하 처신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 직원들의 안하무인 처신으로 국가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관련 사실을 최초 보도한 한 매체에 따르면 인천공항 고객센터(CS) 게시판엔 출‧입국심사 시 공항 직원들에게 갑질 피해를 입은 승객들의 사례들이 올라와 있다.

사례에 따르면 30대 내국인 여성 A씨는 지난달 23일 자동입국심사 대기줄에서 직원으로부터 반말과 욕설을 들었다.

직원은 A씨가 핸드폰을 꺼내 들자 촬영을 하려는 것으로 인식해 “야! 카메라 꺼. 카메라 끄라고”라며 반말을 했다. 이어 손짓으로 여성을 부르며 “니가 카메라 켰잖아. 그냥 핸드폰을 하지 마 씨X”이라며 욕설까지 했다.

한편 이 게시판 내 또 다른 민원인은 지난달 17일 인천공항 출국심사대에서 있었던 사례를 전했다.

민원에 따르면 한 여직원이 동남아계 외국인들이 줄을 잘 못 서자 짜증스런 말투로 “나가라고요, 나가라고요”라며 발로 이들의 여행용 가방을 밀쳤다.

이어 민원인은 “지난 4월에도 이 여직원이 유색계 외국인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다”며 “또다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해 민원을 접수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한 중국인이 이 게시판에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태도 개선 바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인천공항 직원이 한숨을 푹푹쉬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막말까지 했다”며 “한국이 이런 나라인가! 서양인을 동경하고 동양인은 무시하나”라며 항변했다.

문제는 이런 갑질 행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기관을 취재한 한 매체에 따르면 갑질을 한 직원에게는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인천공항에는 하청업체와 공무원 등 다양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근본적인 개선보다는 책임 전가에 급급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은 A씨 민원에 대해 “출입국 심사는 법무부 소관이라 색출돼도 조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며 법무부 관계자는 “직원 확인이 늦어 별도의 조치가 없었고, 기관이 다르다 보니 소통이 안 된 경우”라는 입장이다.

공권력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여기엔 개인감정이 개입되선 안 된다. 출입국심사 요원들의 업무 강도 또한 상당하겠지만 그것이 개인감정 개입을 정당화할 수 는 없다.

또한 공권력 집행은 인간의 존엄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명감과 서비스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 감정 노동이 심하다는 이유로 이를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 감정이 개입된 공권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사소한 일에도 총기 등으로 흑인들을 과잉 진압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인종차별과 개인적 감정이 공권력에 개입된 끔찍한 결과라 하겠다.

우리는 어떠한가. 서양 축수선수가 경기 중 눈을 치켜 올리는 제스쳐로 아시아인을 비하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들썩인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정작 동남아계 외국인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착각해 그들을 업신여기는 언행을 하기도 한다.

몇 해 전 동남아인의 한국말 어투를 흉내 낸 개그 프로가 있었다. 프로는 “사장님 나빠요~”라는 어눌한 말투의 동남아인을 희화했다. 하지만 그들은 웃음거리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자 가족이다.

공권력 집행자는 인간의 존엄성과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아울러 해당 기관은 지금이라도 관련자 문책 등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