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국내 해외 송금 한도가 상향되고 ‘토스’ 등 비은행 금융회사도 송금환전 시장에 참가하면서 해외 송금 시장이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해외 유학생이 매년 20만 명 이상 유지되면서 주요 송금 사유가 투자에서 중고등 자녀 유학 ‘뒷바라지’로 이동했으며 환전에서도 영업점포 보다 비대면 채널 이용이 증가하는 등 해외송금·환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가 5일 해외 송금·환전 서비스 이용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한 ‘해외 송금·환전 이용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KEB하나은행을 통해 해외 송금과 환전 서비스를 이용한 내국인의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1년 간 변화된 송금 및 환전서비스 행태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소액 해외 송금업자에 대한 진입 규제가 완화되고 송금 및 환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 유학 송금액, 중·고생이 대학생의 두배

지난해 KEB하나은행의 해외 송금과 환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내국인 1인당 평균 송금금액은 약 3만6000불이며 연간 3회 정도 송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학 목적의 송금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 중 자녀유학에 대한 해외 송금액이 대학생보다 중·고생 자녀가 더 많다는 게 밝혀졌다.

학생 분류별 유학생 송금 이용 현황 <자료=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 해외 송금 건수가 전체 55.8%를 차지했지만 평균송금액면에서 대학생이 2만2000불인 반면 중고생은 3만8000불로 두배 가까이 차이났다. 

또한 유학·연수목적의 송금 중 수취인이 10대인 경우 송금국가 기준 미국은 연 4만9000불, 캐나다는 4만5000불인데 반해 20대인 경우는 미국 4만불, 영국 2만5000불, 캐나다 2만3000불 순으로 나타났다.

송금대상국도 30대까지는 미국과 캐나다지역 송금액이 많지만 50대 이상부터는 중국 송금액이 많은 것도 특징으로 통관수입대금 지출이나 해외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한 송금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VIP 고객과 일반 고객의 송금 행태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VIP 고객 자녀의 유학 자금 송금은 63%가 미국에 집중된 반면, 일반 고객은 미국 38%, 캐나다 21%, 영국 8%, 호주 6% 등으로 나뉘어졌으며 평균 송금액도 VIP고객은 5만2000불이지만 일반 고객 3만7000불로 차이를 보였다.

■ 동남아, 해외 부동산 투자지역으로 부상

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로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투자 목적의 해외 송금도 증가했다.

이 중 동남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는데 국가별 부동산 투자 비중은 미국 32%, 말레이시아 25%, 베트남 22%, 캐나다 8%, 필리핀 6%, 태국 5%로 나타났다.

해외부동산투자 고객 이용 현황 <자료=하나금융연구소>

다만 미국 부동산 투자 금액은 평균 97만6000불, 캐나다 50만3000불이 송금된 반면, 베트남에는 15만6000불, 말레이시아 12만8000불, 태국 11만1000불, 필리핀 4만5000불이 송금되는 등 동남아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의 해외 부동산업에 대한 직접투자 송금액이 2017년 대비 4.1% 증가하면서 해외 부동산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말레이시아로 해외이주를 가는 고객의 비중이 30.1%로 캐나다 이주 고객(8%)보다 많았으며 40대가 해외이주 송금 이용자의 40%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환전·송금도 비대면채널 강세, “차별화된 서비스 절실”

조사에 따르면 환전 서비스 개인 고객은 전체 고객의 65%로 연평균 1.9건의 환전 거래를 했고 주 이용층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환전 서비스의 채널별 이용행태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최근 1년 간 영업점 환전 고객 비중은 62%에서 47%로 감소한 반면 모바일 앱이나 토스, 환전지갑 등과 같은 비대면 채널 비중은 9%에서 25%로 증가했다.

특히 토스(Toss)제휴가 시작된 6월 이후 제휴환전 거래량이 급상승했으며 9월 이후부터 비대면 채널 이용한 환전 비중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은아 수석연구원은 “영업점 환전 거래 중 해외 여행 전 환전하는 경우는 14%에 불과했고 51%가 여행 후 남은 외화를 재매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렴한 수수료와 편의성으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환전하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해외 송금 및 환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소비자의 이용 행태도 다양화 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은행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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