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A씨 “사후처리 미흡, 분통 터져”…현대차 “결함 아냐”

 

[위클리오늘=조영곤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뉴시스)가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해 운전자의 생명을 앗아갈 뻔 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위클리오늘〉에 제네시스(BH330·2011년식)의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을 제보한 A씨는 일가족 4명과 함께 했던 즐거운 여름휴가를 제네시스 덕분(?)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공포’로 마무리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8월 18일 12시 20분쯤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속사IC 인근에서 평창 방향으로 1차선 도로를 시속 100㎞/h 속도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차량의 시동이 꺼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직면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다행히 뒤따르던 차량이 없어 큰 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차량이 다리 위에 정차해 2차사고 예방을 위한 피난이 불가능해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고 한다.

다행히 인근을 지나던 고속도로 순찰대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취해줘 더 큰 화는 면할 수 있었다. A씨 이후 현대차 프리미엄 콜센터를 통해 사고를 접수한 뒤 진부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의 긴급출동서비스를 통해 평창휴게소로 차량을 견인 조치했다.

현장에 출동한 현대차서비스 직원은 제네시스 차량 제어 장치 ‘메인릴레이1, 2’ 가운데 시동을 거는데 필요한 ‘1’이 고장이 났다며 계기판, 에어컨 등 전기회로 구동 역할을 하는 ‘2’를 1과 교체했다.

A씨는 “다행히 시동은 걸렸지만 반대로 계기판과 에어컨 기능 등이 먹통이 돼 일가족 모두가 온 몸이 땀범벅이 된 채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즐거웠던 여름휴가가 공포로 마무리됐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찔하다”고 회상했다.

“설계상 오류인 듯, 연구소에 의뢰 하겠다”

A씨는 사고 발생 다음날 회사 인근에 위치한 용인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한 후 자신의 귀를 의심케 하는 얘기를 들었다. 또 수리 완료 후 불쾌감을 감출 수 없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용인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기능장이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고급 차량은 ‘메인릴레이1, 2’구조라고 설명한 뒤 동일한 사고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최초 사고 처리를 했던 ‘진부서비스센터’에서 ‘사고처리완료=주행불량’이라는 문자를 받았다”면서 “너무 불쾌해 해당센터에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이냐고 항의하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후 A씨는 현대차 본사에 차량 이상 발생과 진부서비스센터의 이해할 수 없는 문자메시지를 비롯해 “만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면 운전자 부주의로 몰아갈 것 아니냐”고 강력 항의했다.

A씨의 항의 후 수원영통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C모 품질팀장이 연락을 취해왔다. C팀장은 A씨에게 “원인을 몰랐다. 남양연구소에 해당 사례를 의뢰해 제네시스 차기 모델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아무래도 설계상 오류인 것 같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축소에만 급급한 은폐형 대응 ‘눈쌀’

A씨는 사고 발생 후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차량 수리만 마무리됐을 뿐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계속 안고 가야 하냐”는 항의에도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는 주장이다.

본지가 해당 사고와 관련, 취재에 나서자 현대차는 뒤늦게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이른바 ‘水타페’ 논란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서비스 마인드를 보여줬다.

현대차 홍보팀 관계자는 “한 달 이상 답변이 없었던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객 응대에 만전을 가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진부서비스센터의 문자메시지는 단순히 긴급출동에 대한 고객 통보이지 해당 운전자의 과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객서비스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부품을 교환한 후 해당 차량을 문제없이 잘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설계상 오류가 있다는 현장관계자의 발언은 사견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며 설계상 오류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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