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은 보상 안 돼 대부분 공항에서 노숙...당장 떠나게 해달라”

홍콩국제공항의 국제선 결항때문에 발이 묶인 승객들이 공항 로비에서 한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다. <사진=이선호 제공>

<위클리오늘=최송이 기자> 중국이 홍콩을 상대로 내린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내 총파업으로 홍콩국제공항이 마비돼 승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공항에 발이 묶인 한국인 이선호(26·남)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제 귀국하려 했는데 항공기가 결항됐다”며 “항공편은 보상되지만 숙식은 안 돼 공항에서 노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늘 총파업엔 항공업계 종사자까지 참여하고 있어 공항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라며 “거리에는 최루탄까지 등장해 이젠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또 “상당수 항공기가 지연 또는 결항되고 있다”며 “게다가 공항 측이 수시로 비행편을 안내하고 있어 자리를 뜰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씨에 따르면 이 같은 현지 사정으로 국적항공사들도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진에어의 경우 3일간 지연됐다. 

현장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다. 시위대와 마찰을 빚을 것을 우려한 경찰이 곳곳에 가드레일을 설치, 이에 불만을 품은 승객들의 항의로 곳곳에서 고성도 오가고 있다. 

특히 인근 패스트푸드점에는 수백 명에 달하는 승객이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길게 늘어서는 등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날 총파업은 앞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홍콩 시위의 주축인 젊은이들을 향해 “이들은 선동당한 것"이라며 "향후 취업 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애초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어우러지며 업계의 총파업으로 번졌다.

한편, 이날 본지와 통화한 이 씨는 7일 오전에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알려왔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변동하는 항공편을 고지하기 위해 수시로 수기로 항공편을 작성해 벽에 일정을 게시하고 있다, <사진=이선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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