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진입 후 ‘전국구’ 건설사로서의 브랜드가치 향상에 매진

▲호반건설이 횡단보도 신호대기 장소에서 무료로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잠원역 4번 출구 앞 횡단보도에 놓인 무인 생수 제공 아이스박스. 박스엔 ‘호반건설이 응원합니다’라고 적혀있다.<사진=손익준 기자>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지난 14일 오후 폭염에 지친 회사원 A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도로를 걷다 멈췄다.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생수 무료 제공 아이스박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한 병을 마신 후 기분 좋게 가던 길을 갔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비슷한 형태의 아이스박스를 또 하나 발견했고 A씨는 여기서도 무료 생수로 더위를 달랬다. 그리곤 미소를 띤 채 박스에 적힌 한 회사의 격려 문구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최근 10대 건설사 진입에 성공한 호반건설의 얘기다. 이 아이스박스 위엔 ‘호반건설이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회사원 A(남‧39세)씨는 “비록 생수 한 병이지만 기업 신뢰도는 작은 데서부터 시작된다”며 “홍보 측면도 있겠지만 지역민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의 이 같은 ‘작은’ 행동 하나엔 결코 작지 않은 의미가 내포됐다. 10대 건설사로서의 달라진 위상을 브랜드 신뢰 향상과 강남권 재건축 시장 진입으로 이어가겠단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29일 시공능력평가에서 시평액 4조4208억 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지방 건설사’에서 벗어나 ‘전국구 건설사’로 변모했다는 업계 평가다.

호반건설은 그간 강남권 재정비사업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해 번번이 대형건설사에 밀렸다. 하지만 10대 건설사 진입 후 달라진 위상으로 새로운 판도가 짜일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반건설은 서울‧강남권 재건축 시장 진입을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사 30주년을 맞아 최근 주상복합단지가 사용한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리뉴얼했다. 아파트 브랜드인 ‘베르디움’도 디자인을 개선했다.

또 생수 서비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생수 제공 지역은 2016년 말 신반포7차 재건축을 놓고 대림산업과 경쟁했지만 브랜드 파워에서 밀렸던 서초구 잠원동 일대다.

호반건설의 이 같은 서비스는 해당 지역 내 재건축시장 미래 조합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 전략이란 게 지역주민과 업계 반응이다.

호반건설은 서울에서 재건축 시장 입지를 확장 중이다. 이와 더불어 10대 건설사로의 도약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 노력이 향후 수주 경쟁에서 달라진 판을 짤 것이란 예상이다.

2017년 양천구 신정 2-2구역 재개발과 2018년 용산 국제빌딩 주변 제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수주하는 등 사업 확장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도 중요하지만 특화된 양질의 물량도 제공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10대 건설사 관계자는 “호반건설 일가의 부정적 보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이미지 개선 노력은 다행스런 일”이라면서도 “브랜드 가치는 양질의 상품이 바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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