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균 조직위원장 “많은 분들이 찾아 뜻깊은 자리 돼 감사”
김철수 속초시장 “이 영화제처럼 모두 함께할 다양한 행사 마련”
정애리 홍보대사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희망”

30일 저녁 열린 '제6회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장애인합창단이 '아리랑'을 합창하고 있다. <사진=김재혁 기자>

[위클리오늘=이주현 기자] 30일 저녁 강원도 속초 엑스포광장에서 열린 ‘2019 제6회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의 개막식이 ‘볼 거리 많은 행사였다’는 시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날 개막식에는 다양한 공연뿐만 아니라 음식·옷·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과 ‘달인의 드립’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진행자나 참여자 모두 어우러진 한마당 잔치였다. 개막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화제 스태프가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즉석 열창하기도 하고,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한기명 씨가 무대에 올라 관객의 웃음보따리는 여는 등 식전부터 무대 위나 이를 지켜보는 관객 모두 한데 어울려 ‘후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천적 신체장애를 고백한 한 씨는 “장애인을 지칭하는 말 중에 ‘특수’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뭐가 특수하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특수부대를 보내주든가. 아, 군대 가고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 블루카펫이 시작되자 일순간 관객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모였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개그맨 표인봉이 앞장서 귀빈을 맞았다.

블루카펫 첫 번째 게스트의 영광은 한국 최초의 쇼콰이어 그룹 하모나이즈가 누렸다. 이어 가수 김훈희,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 아나운서 최선규 등이 등장해 관객의 박수세례를 받았다.

블루카펫의 하이라이트는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정애리 씨의 당당한 걸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워킹라인 옆을 가득 메운 취재진과 관객의 카메라 플래시는 빛나는 그녀만큼이나 눈부셨다.

본행사가 시작하자 사회를 맡은 개그맨 표인봉과 아나운서 김은지가 환한 얼굴로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무대를 밝힌 첫 공연은 장애인합창단의 아리랑 합창이었다. 합창단의 하모니는 늦더위를 식히러 나온 관객에게 청량제처럼 다가왔다. 관중석에서는 이내 ‘앵콜’ 구호가 터져나왔다.

이어 이재균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이 있었다. 무대에 오른 이 조직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기쁘다, 덕분에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30일 저녁 열린 '제6회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이재균 조직위원장(가운데)이 개막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재혁 기자>

이어 김철수 속초시장은 “이 영화제는 매년 변화하는 주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권 영화제이자 예술 영화제로 발전해왔다”며 “앞으로도 속초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보대사를 맡은 정애리 씨는 “‘장애인영화제’라는 특별한 이름을 붙여 이런 영화제를 열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인지 못한 작은 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운 것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 무대는 다른 영화제와 다른 이채로운 모습이 연출됐다. 무대 한편에서 수화도우미가 연단에 오른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손짓으로 청각장애인에게 전달했다.

축하공연의 시작은 세계합창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한 쇼콰이어팀 ‘하모나이즈’가 끊었다. 하모나이즈는 ‘Swing Baby’, ‘This is me’ 등에 맞춰 보컬과 댄스, 랩이 어우러진 신나는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 사이를 누비며 행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30일 저녁 열린 '제6회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쇼콰이어팀 '하모나이즈'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재혁 기자>

이어 그룹 스컬, 가수 겸 작곡가 추가열, 배우 신동미 등 국내 유명 연예인과 재즈의 거장 밥 제임스, 베이시스트 마커스 밀러 등 해외 유명인사가 VCR을 통해 깜짝 등장하며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젓가락행진곡’으로 발랄하게 무대를 연 그녀는 “영화제를 기념하기 위해 영화 음악을 들려드리겠다”며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즈(Modern times)’에 나온 ‘Smile’을 연주했다.

색소포니스트 박광식과 피아니스트 공민은 콜라보 무대를 펼쳤다. ‘Morning into dancing’으로 포문을 연 이들은 연이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주옥같은 명곡들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마지막 순서는 ‘F4’로 뭉친 강찬, 강우진, 김훈희, 브라이언킴이 장식했다. 브라이언킴이 먼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고, 중간에 다른 멤버들이 목소리를 얹어 가며 무대를 달아오르게 했다.

30일 저녁 열린 '제6회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강찬, 강우진, 김훈희, 브라이언킴이 F4로 변신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재혁 기자>

이들이 ‘You raise me up’을 부를 때는 관객 모두가 너 나 할 것 없이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며 호응했고 마지막 곡이자 희망을 노래하는 ‘거위의 꿈’을 부를 땐 감동에 숙연함마저 퍼졌다.

끝으로 작년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의 대상 작품인 이승환 감독의 <잠몰>이 상영되며 늦은 여름밤은 깊어갔다. 이날 다채로운 행사는 레이첼 곽(곽능희) 백석대 교수가 총연출을 맡았다.

행자장에서 만난 시민 강민희(35‧여) 씨는 “속초국제영화제에 매년 참석하고 있는데, 갈수록 볼거리가 다양해지는 것 같다”며 “이런 뜻깊은 축제가 타지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영화제 관람을 위해 경기도에서 속초를 찾은 이우영(28‧남) 씨는 “장애인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을 보기 힘들다. 사회 소수자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축제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내년에 열릴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제 마지막날인 31일에도 본선 진출작 상영은 이어진다. 작품 관람을 원하는 관객은 오전 9시 30분부터 속초 메가박스 1관에서 시작되는 무료 상영에 참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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