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태국·미얀마·라오스 아세안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 신남방 3개국 대통령 순방길에 금융권 인사가 대거 포함돼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선 지난 3월 순방길에 금융권 인사가 대거 불참했던 것을 지적하면서 최근 국제 이슈로 인한 저금리 기조로 국내 금융사의 수익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신남방 지역의 진출에 힘이 실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등 아시아 3개국 순방길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순방길에는 참석한 인사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 김태영 금융연합회장을 비롯한 시중 4대(신한·KB국민·우리·KEB하나) 은행장과 김도진 기업은행장,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 금융권 인사가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3월 동남아 순방길에서 금융권 인사 다수가 제외됐던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올해 초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3개국 순방길에 올랐으며 당시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되는 시점이었던 만큼 해당 순방길에 많은 금융권 인사의 참가가 유력시됐다.

하지만 참석한 금융권 CEO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현 금융위원장 후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 뿐이었고 타 은행 CEO는 불참하거나 부사장 급이 참석했다.

특히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불참은 변수였는데 당시 일정 가운데 한·말레이시아 양국 기업인 450여 명이 참석하는 비지니스 포럼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참가가 유력시됐지만 김 행장은 사절단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이른바 문 대통령의 ‘금융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었지만 이번 동남아 순방길에는 금융권 인사의 숫자가 대폭 증가하며 이를 불식시켰다.

이에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순방길 방문에 금융권 인사를 대거 포함시킨 것을 두고 해당 지역의 금융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영향력 넓히기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방문지역 가운데 미얀마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기준 국내 금융사는 총 43개국에 진출해 433개 해외점포를 운용 중이다.

이 중 아시아 지역의 해외점포 수는 291개(67.2%)로 타지역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국가의 해외 점포 수는 2015년 123개에서 하반기 기준 171개로 3년반만에 39%(48개)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미·중무역분쟁이나 미 연준 금리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상반기 말 기준 국내 32개 금융사가 51건의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41건이 미얀마나 베트남 등 신남방 지역에 집중돼 있다.

특히 해외 진출 지역으로 이번 순방길에 포함된 미얀마 지역이 가장 높은 비중(10건)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순방길에 금융권 인사를 대거 참석시킨 이유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밖에도 일부 금융관계자들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대비한 행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현재 한일 간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외교·무역 분쟁으로 비화된 시점에서 일본을 대체할 외교 채널 및 경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 금융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정체되기 시작한 시점에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해외 지역 가운데 신남방 지역은 금융잠재력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 정부와 금융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순방길에 금융권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은 당시와 달라진 금융환경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일 갈등이나 미중무역분쟁, 금리 인하 기조 등 경제 이슈가 발생한 만큼 이를 지원하기위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제스처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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