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HUG 사장과 채용 담당자가 머리에 총을 맞았겠느냐”

지난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노동조합은 이재광 현 사장의 지인 채용비리 의혹과 혈세낭비 및 각종 갑질 의혹을 제기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홍보비서실 측은 HUG의 사장과 인사담당부서가 비정상적인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단 취지로 해명을 내놨다.

사실상 노조의 의혹제기가 집안 사정을 밖으로 흘림으로써 리더의 인격을 ‘흠집’ 내려는 시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채용비리 의혹을 보면 연구목적으로 설립된 산하 ‘주택도시금융연구원’ 팀장이 이 사장의 지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HUG의 내부제도상으로 대부분 55세가 되면 보직을 반납토록 하는데 해당직원의 나이는 58세다.

이 부분에 대해 홍보비서실 측도 이재광 사장과 해당 팀장급 직원이 상당한 친분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취임해 임기가 3년인 사장의 지시가 근속연수 10년 이상의 평직원들에게 통할 일도 없고, 구속을 각오하고 부정채용을 저지를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HUG 채용비리 의혹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정부지침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직원을 뽑았다"고 지목했던 바, 단순하게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253명을 채용하는 과정서 최대 111명이 인사위를 거치지 않고 사장 전결로만 진행됐기 때문이다.

오래 전 한 경영자가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밝힌 삼지(三知)란 단어가 화제였다. 삼지는 지분(知分), 지족(知足), 지지(知止)를 말한다.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알며, 그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의혹이 제기된 이상 이재광 사장 스스로 경영자로서 부족한 점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특히 자신의 행동을 제 때 그칠 줄도 알아야 한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도 멈춰야 할 때를 놓쳐 추락하는 사례를 우리는 그간 수없이 목도해왔다.

HUG 홍보비서실 역할도 재정비 돼야 한다. 채용과 관련된 내부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단순히 이재광 사장의 억울함만을 토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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