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 “중국의 외국기업 투자 법…중국 시장 진출 유리”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바이두(百度)>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적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언론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인터뷰를 자국 정책 미화에 이용하고 있다.

<인민일보해외판(人民日报海外网)>은 지난 12일 ‘LG디스플레이, 中 ‘웨강아오 다완취’ 진출…중국 시장 매우 좋게 봐'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웨강아오(粤港澳) 다완취(大湾区:Greater Bay Area)’는 중국 정부가 광둥성(粤) 9개 도시와 홍콩(港)‧마카오(澳)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어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매체는 기사에서 <신화사(新华社)>와 한상범 LGD 부회장 간 최근 인터뷰 내용을 인용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웨강아오다완취 건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LGD의 OLED 패널 생산라인도 이곳에 자리 잡는다고 전했다.

매체는 “패널 생산라인이 이곳에 들어서야 LGD의 글로벌 진출이 유리하다”며 “한 부회장이 이곳을 두고 ‘중국 시장을 매우 좋게 본다’고 했다”며 웨강아오다완취를 미화했다.

웨강아오다완취<이미지=바이두(百度)>

업계에 따르면 LGD는 광저우(广州)의 8.5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을 올해 정식 가동한다. 지난해 7월 460억 위안을 들여 착공한 중국에서의 첫 대형 OLED 생산라인이다.

이를 두고 <인민일보해외판>은 LGD가 OLED 생산라인을 광저우로 택한 배경에 중국의 배려가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매체는 “한 부회장이 ‘중국이 창의를 중시 여기기 때문에 광저우에 생산라인을 건립할 수 있었다’고 했다”며 중국의 친(親)기업 정책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한 ‘웨강아오다완취가 국제 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한 회장의 전망도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외국기업투자법(外商投资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인민일보해외판>에 따르면 이 법안은 외국 기업의 관심사항인 ▲지적재산권 ▲기술보호 ▲외국 투자기업의 이익보호 등을 다루고 있다.

매체는 “한 부회장이 이 법안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법안의 장점을 부각시키는데 한 회장과의 인터뷰를 인용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이 절세 등을 통해 외국 투자유치를 확대한다”면서 “특히 중국 당국의 투자 심사 절차 간소화는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체는 한 회장이 중국의 절차 간소화를 ‘결심환(定心丸)’으로 빗댄 것을 부각했다.

결심환은 ‘결심을 도와주는 알약’이라는 뜻이다. 사업 추진을 놓고 고민할 때 망설임 없이 결심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비전’ 혹은 ‘메리트(Merit)’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한 중국 분야 전문가는 “미‧중 무역분쟁 이후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친(親)기업 이미지 부각을 통한 외국 자본유출 방지를 위해 고위급 경영관리자의 인터뷰를 이용하려는 의도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최근 중국은 삼성‧SK하이닉스 등에 미국과 동조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았다”며 “그러면서도 대(對)중국 투자 위축을 우려해 이 같은 ‘투 트랙’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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