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방은행들이 악화된 지방경기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증대와 건전성이 개선된 점이 눈에 띄는데, 영업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올해도 이런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5개 지방은행 이자이익 추이 <자료=각 사>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지난해 실적공시가 완료됐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은행 5곳의 전체 영업이익은 4조1753억 원으로 전년(4조2389억 원) 대비 1.5%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5개 지방은행의 이자이익은 4조930억 원으로 전년(4조2842억 원) 대비 4.46% 감소했으며, 은행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NIM(순이자마진) 역시 평균 0.14% 가량 감소하는 등 기존 핵심 이자 수익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216억 원으로 전년(1조43억 원) 대비 11.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ROA(총자산순이익률)나 ROE(자기자본이익률) 같은 핵심 수익성 지표들은 평균 0.06%, 1.05%씩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지방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각 사>

이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지방은행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체질 개선을 꼽고 있다. 비용절감을 비롯한 영업효율화와 집중적인 건전성 관리, 기존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비이자이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시킨 것 등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비이자이익의 증가다.

지난해 5개 지방은행 전체 비이자이익은 823억 원으로 2018년 453억 원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1276억 원 증가한 셈이다.

특히 가장 증가폭이 큰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해 비이자이익 1033억 원으로 전년(466억 원) 대비 567억 원이나 증가했는데, 이중 수수료부문의 이익이 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억 원 가량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견인했다.

5개 지방은행 비이자이익 추이 <자료=각 사>

건전성의 개선도 눈에 띈다. 지난해 5개 지방은행의 전체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조1544억 원으로 전년(1조4789억 원) 대비 21.94%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4%로 전년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으며, 평균 연체율 역시 0.53%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4분기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건전성 관리의 효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판매관리비의 감소도 눈에 띈다. 지난해 5개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판관비가 증가한 경남은행을 제외하면 다른 지방은행 모두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5개 지방은행 전체 판관비는 2조18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6% 감소했으며 이는 약 400억 원에 달하는 등 지방은행의 체질개선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런 호실적에도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은행 핵심 수익인 이자수익이 저금리 기조로 인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며, 오픈뱅킹과 소비자 보호비용 등으로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관계자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에도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증대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순이자마진 등 수익성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개선된 건전성으로 대손비용 감소가 예상되며 체질 개선 노력과 영업 효율화 전략을 병행해 수익성 악화를 만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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